강신철 기자 2015.12.16 14:51:52
[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수조원대 다단계 사기범죄를 저지른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씨가 중국으로 도피한 지 7년 만인 16일 국내로 송환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된 지 68일 만이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권순철 부장검사)은 이날 오후 1시께 중국 공안 당국으로부터 강씨의 신병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국제협력단을 비롯한 송환팀은 중국 난징(南京)공항을 출발해 오후 3시50분께 경남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2008년 11월 중국으로 달아난 뒤 도피 생활을 한 강씨는 지난 10월 10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한 아파트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강씨는 조씨와 함께 2004년부터 대구와 수원 등지에서 의료기기를 대여해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투자자 4만여명으로부터 수조원을 끌어모은 뒤 도주했다. 이번 강씨의 송환으로 조씨와 관련한 사기 사건 수사가 탄력받을 전망이다.
강씨는 조씨의 정·관계 로비 정황과 은닉 자금 행방 등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사건을 맡은 대구지검은 강씨를 통해 조씨의 생사 여부나 은닉 재산 규모, 검찰이나 경찰 및 정관계 로비 대상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강씨가 공항으로 들어오면 바로 대구지검으로 압송해 조사한 뒤 대구구치소에 수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씨에게 사기, 뇌물 공여, 횡령,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등 30여개의 혐의를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오는 17일께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씨가 조씨의 사기 범행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진술을 거부하는 등 협조하지 않을 경우 수사는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대검은 강씨가 중국으로 도피한 이후 중국 공안부에 조씨와 강씨를 비롯해 다른 공범 2명 등 총 4명에 대한 검거 및 송환요청을 했고 2012년 5월 공범 2명을 송환받은 바 있다.
그러던 중 대검은 지난 10월 대구지검으로부터 강씨의 소재에 관한 정보를 받아 주중 법무협력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에 검거 및 송환을 요청하고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후 공안부와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강씨의 소재를 파악한 뒤 같은 달 10일 강씨가 은신하고 있는 아파트 인근에서 검거하게 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이 중국 공안부장에게 강씨의 신속한 송환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