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신동주·동빈 형제가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어떤 식으로든 종료될 경우 이득을 얻는 최대 수혜자는 누굴까. 지난 7월 롯데그룹에서 발생한 경영권 분쟁은 결국 뾰족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에서 소송이 진행중이며 롯데와 SFJ 코퍼레이션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전을 수시로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대기업 경영권 분쟁의 새 역사를 롯데그룹이 써내려가고 있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00년 현대그룹에서 발생한 경영권 분쟁 6개월이다. 롯데에서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은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점에서 국내 5대그룹 최장기 경영권 분쟁으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법정 다툼으로 번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해임 무효 소송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때 까지는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번 경영권 분쟁이 종결될 경우 누가 가장 이득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이득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먼저 신동빈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할 때 가장 많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인물이다. 한일 롯데그룹의 원톱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맡고 있던 모든 재산을 미리 상속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원톱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장남 신유열(29)씨와 신규미(27), 신승은(23)씨 등도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줄곧 일본에서 생활했고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분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지만 때가 오면 롯데그룹을 이끌 3세 경영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신동빈의 가신'으로 알려진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 7개 대표들도 경영권 분쟁 결과에 따라 수혜자가 될 공산이 크다.
롯데 그룹 핵심 계열사 7개 대표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김영순 롯데알미늄 대표,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이다.
이달 중순 이들 중 일부 인사들은 승진을 할 공산도 크다. 조금 멀리 본다면 롯데그룹에서 상장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가정할 때 이들은 롯데 그룹내 대주주로 거듭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어떨까?
최대 수혜자로 분류되는 인물은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과 임원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일본 롯데 그룹을 이끌어 나갈 정도의 파워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도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상장 작업을 추진할테니 날 지지해달라는 계획이다.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이 일본 롯데홀딩스가 상장될 경우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임원 및 사원들은 금전적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반면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측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승리한다면 앞서 언급된 인물들이 수혜자가 아닌 살생부 목록에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경영진은 대폭 물갈이될 수 있으며 롯데 그룹 상장 작업도 중지될 공산이 크다. 이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 지침에 따라 예상해볼 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할 경우 오너와 임원들만 수혜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호텔롯데에서 현재 추진중인 우리사주조합 설립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직원들과 일본 종업원 지주회 등이 수혜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