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재 기자 2015.12.10 20:16:50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20대 총선이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직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새정치민주연합 3선 신학용(인천 계양구갑) 의원이 야당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통틀어 여섯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이들은 개인적 사정이나 당내 '물갈이'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야 인사는 새누리당에서 5명, 새정치연합에서 1명 등 총 6명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월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이 현역 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곧이어 4월에는 강창희(대전 중구)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가세했다.
이어 5월에는 비례대표 손인춘 의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8월에는 김태호(경남 김해을) 최고위원이 깜짝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 온갖 억측을 낳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는 김회선(서울 서초갑)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여당 현역 의원으로는 다섯번째 불출마 선언을 하는 인사가 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신학용 의원만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호남 4선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당이 지정하는 곳으로는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험지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애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당내 비주류의 '험지 출마' 공세에 따라 출마 문제를 잠정 재검토 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불출마 선언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공천이 다가올 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야가 이른바 '문제 의원들'을 자체적으로 솎아내는 공천 심사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자천타천의 불출마 선언 현역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당장 부정부패 혐의로 1심 재판에 넘겨졌거나, 검찰에 기소된 인사는 1순위 물갈이 대상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에 기소된 자체만으로도 공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이 기준에 해당되는 현직 의원만 2~3명 있다. 이들이 총선을 앞두고 곧 자진해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위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라든가 부정, 비리 등에 관련된 자, 유권자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등 여전히 모호한 기준으로 공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인사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인사들도 알아서 정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언론에서는 결선투표를 하니 마니, 우선추천을 하니마니 이런 문제로 시끄러운데 아마 나중에는 공천심사 부적격 기준 가지고 더 큰 논란이 될 것"이라며 "이미 최고위에서 현행 당헌, 당규대로 하기로 했으니 현 당규 9조를 자세히 보면 어느정도 물갈이 대상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귀뜸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표가 비주류의 역공에 맞불을 놓기 위해 '선명성 경쟁', 이른바 혁신 경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문 대표가 이날 수감중인 한명숙 전 총리에게 탈당계를 받아낸 것도, 자신의 측근으로 통하는 원외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선언을 압박한 것도 비주류와의 선명성 경쟁 차원에서다.
일각에서는 비주류의 탈당 러시로 당이 쪼개질 경우 호남을 비롯한 중진들이 구당(求黨)을 이유로 불출마 대열에 가담하지 않고 무조건 출마하는 '작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건 물갈이 대상 중진들의 희망사항 일 뿐이다. 분당으로 '문재인당'과 '안철수당'이 생기면 자신들이 오히려 야권의 장자를 자청해 더욱 더 선명성 경쟁을 할 것이다. 이 선명성 경쟁에는 중진들 척결만큼 좋은 재료가 없다"며 "만약 한쪽이 지지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물갈이 대상인 어중이 떠중이 '구악'들을 끌어모으는 순간 선명성 경쟁에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야당이 분당을 하더라도 중진 불출마와 같은 도도한 물갈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이 됐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