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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는 공동창업주…탈당 말 안돼”[종합]

“당내 갈등 책임질 각오”… 정면 돌파 의지
“총선 앞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분열과 많은 후유증 남길 것”

유한태 기자  2015.12.08 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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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8일 탈당까지 시사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해서 "안 전 대표는 우리당을 만든 일종의 공동창업주"라며 "'대표 물러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탈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 "옳은 길이라면 두려움 없이 헌신하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정면돌파의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안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 비주류 진영의 당무 거부, 뿌리깊은 계파정치 등 당내 이슈를 비롯해 내년 총선과 대선 전략, 선거구 획정 등 폭넓은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安, 공동창업주…탈당 말 안돼”

문 대표는 "저와 안 전 대표간의 승패를 가리는 것이 단합의 방법이겠느냐"며 "총선을 앞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는 분열과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한데, 그러면 언제 총선을 준비하며, 언제 혁신하겠느냐"고 안 전 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혁신 전당대회'의 수용 불가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하나로 힘을 합쳐 똘똘뭉쳐도 내년 총선에서 이길까 말까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총선을 앞둔 시기에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는 그런 전당대회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런데 그렇게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처럼 하는 여러가지가 곤혹스럽고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저는 안 전 대표에게 '대표 권력을 나눌 용의가 있고, 공동대표제도 좋으니 함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것이 마땅치 않다면 또다른 방법으로라도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도 "(안 전 대표에게) '나갈테면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는 안 된다'고 호소드리는 것이다. 손을 잡자고 호소드리는 것"이라며 "끝장을 보자, 대결을 하자고 요구하지 말고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안 대표가 요구하는 것은 강도 높은 혁신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저보다 훨씬더 강한 그런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혁신은) 혼자서 하기 힘들다. 제가 썩 잘 해내지 못했다고 인정하지만, 안 대표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비주류 탈당 움직임에는 경고…“탈당은 국민들 용인할 수 있는 명분 있어야”

문 대표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을 시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탈당은 국민들이 용인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공천에 대한 불안 때문에, 하위 20%가 공천에서 배제된다는 걱정 때문에 탈당을 선택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국민들의 요구는 당내 단합은 말할 것 없고, 당 바깥의 야권세력까지 통합·단합해서 새누리당과 일대일로 맞서라는 것"이라며 "탈당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탈당을 말하는 사람들도 진심도 아니고 저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생각한다"며 "단합할 수 있는 길을 제안해 준다면 저도 얼마든지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대화를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문·안·박 제안, 자존심 굽히고 권한 던진 것”

문 대표는 본인이 제안했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와 관련해서는 "저로서는 자존심을 굽히고 양보하고, 대표 권한을 던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 크게 많이 내려놓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에게) 그런 방안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며 "저는 그것이 모든 국민들의 요구고, 우리 야권 지지자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 안팎의 많은 분들이 '안 전 대표와 협력하라', '왜 협력을 하지 않느냐', '왜 팔을 뻗어 함께 하자고 요청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그런데 정작 제가 (문·안·박을) 제안하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 제안이 뭔가 조금 신뢰가 가지 않았을 지 모르겠다"며 "그렇다면 이를 채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반기문, 정치한다면 우리당과 함께해야”

문 대표는 여권 후보로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에 대해 "반 총장이 만약에 정치를 한다면 당연히 우리당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은 우리 당 출신이고, 우리가 만들어 낸 UN사무총장이다.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차기 대선 출마라든지 정치적으로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사무총장의 직무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인이 여러 번 그러지 말아달라고 당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당은 그런 본인의 뜻을 존중해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 사무총장의 직무를 끝내고 돌아온다면 저희가 함께 하려는 노력을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과반 의석 막는 것이 목표”

문 대표는 현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을 저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가 의회 내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충분한 견제세력을 만들지 못하면 정부여당이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은 반드시 막겠다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가 총선승리인지 그 기준을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국민 평가의 몫"이라면서도 "욕심 같아서는 적어도 새당의 과반의석은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행태를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거의 독재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얼마 전 여권에서 이원집정부제 개헌 이야기까지도 나왔는데 그것은 장기집권의 음모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간제법·파견법 제외하고 노동 5법 분리처리 가능”

문 대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노동5법과 관련해 파견법과 기간제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은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노동관련 5개 법안 가운데 3개 법안은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과 거꾸로 안 좋아지는 내용이 섞여있다. 개악의 요소와 개혁의 요소가 섞여있는데, 개악의 요소가 제외된다면 그것(분리 처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오히려 확대하는,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며 "우리당은 이 두 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당론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비정규직이 많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가 지나치게 크다. 또, 한 번 비정규직에 빠지면 정규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그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