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김수남(56·사법연수원16기)신임 검찰총장이 2일 취임 일성을 통해 '법질서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원론적인 '법치'를 강조한 것이기도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신(新) 공안정국 조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제전복 세력 원천봉쇄, 폭력시위 처벌기준 강화 방침 등 김 신임 총장이 내세운 법질서 확립 방안이 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언급했던 원칙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특수수사 역량 강화하겠다거나 검찰의 중립성을 중요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 또한 존재한다.
◆TK출신 이미지 고수?…강력한 신공안정국 예고
공안역량을 재정비하고, 폭력 시위를 엄단해 체제전복세력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김 신임 총장의 취임사는 사실상 '정권코드'에 최대한 맞추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특수통에 가까운 김 총장이 취임하자 마자 공안사건 수사 원칙을 첫 일성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현 정부의 뜻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사실상의 충성맹세로 판단되고 어느 때보다 강력한 신공안정국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신임 총장의 이 같은 원칙은 오는 5일 있을 2차 민중총궐기대회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검찰과 경찰은 민중총궐기대회 엄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사실 김 신임 총장이 내정됐을 떄부터 이 같은 공안정국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당초 유력한 총장 물망에서는 아예 벗어나 있던 그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통해 일거에 총장 후보 반열에 오른 데다, 박근혜 정부 핵심인 TK 출신이라 것 또한 그가 정권에 코드 맞추기를 할 것이란 관측을 가능하게 했다.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지휘했던 각종 수사들도 이미 중립성 논란을 받아왔다. 핵심 수사마다 친정권적 수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 등 중립성 논란에 휘말린 사건은 한두건이 아니다. 심지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맡은 '미네르바 사건'도 1심에서 무죄 판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는 등 무리한 수사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른 검찰 고위 관계자는 "오늘 김 신임 총장이 취임사에서 인용한 한비자는 법가사상을 대표하는 인물 아니냐. 중국에서 법가사상은 춘추시대 패도(覇道)에 부응해서 일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수남 총장 체제 검찰이 어떻게 나아갈지, 정권과는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수통' 출신 검찰총장…특수 수사 역량강화 기대감
김 신임 총장은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사회지도층, 기업 및 금융 비리, 방위산업비리 등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패사범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효율적인 수사시스템을 강구하고, 특별수사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부정부패 수사는 새가 알을 부화하듯이 정성스럽게, 영명한 고양이가 먹이를 취하듯이 적시에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임 총장은 대형 비리 기획 수사를 담당하는 대검 중수부 3과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검사 등을 맡은 경험이 있어 특수수사에 대한 애정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퇴임한 김진태 전 총장의 경우도 특수통이었지만, 오히려 특수 수사 역량이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김 신임 총장이 이와 관련해 향후 어떤 식으로 특수부를 강화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진행된 포스코 수사 등을 보면 아무래도 거악 척결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특수 수사 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검찰 내에서도 상당히 강한 편인데다, 일부 여론에선 대검 중수부 부활론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김 총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