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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12번, 득이냐 실이냐?

김부삼 기자  2007.11.28 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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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회창 대통령 후보측은 후보기호 12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후보의 기호 12번은 그간 강조해왔던 충무공 이순신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에 등장하는 '12척 배'를 거론하면서, 논평까지 내어 '기호 12번'을 반겼지만 뒤늦게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혜연 대변인도 "기호 12번이 예사롭지 않다"며 "뒤에서부터 하면 첫 번째 번호이기도 하고 숫자 12는 민족과 역사 앞에 중대하고 빛나는 승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후보 지지율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이 '상서로운 번호' 12번이 이 후보측의 최대 고민거리가 돼 버렸다. 여론조사에서 기호순으로 후보의 이름을 불러주게 돼 있는데 응답자들이 언제 12번까지 기다리겠느냐는 것이다. 이 캠프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제기까지 했지만 만족스런 해답을 듣지 못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28일 "우리가 정동영 후보에게 5% 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이 확연함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기호순으로 조사했기 때문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건 기호 때문에 받는 심각한 불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나마 사람이 하는 전화면접 조사는 낫지만 (기계 음성으로 하는) ARS(자동응답) 방식은 더 심각하다"며 "선거는 사기의 문제인데 (기호 때문에 받는 불이익으로) 지지율이 떨어져 (캠프나 후보의) 사기가 꺾이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 팀장은 "여론조사를 할 때 지지율을 기준으로 후보를 압축해서 하든지 해야 한다"며 "선관위에 정식으로 유권해석을 부탁하는 등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선관위에서는 "선거는 어차피 기호로 진행되는 만큼 기호순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공정성이 현격히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법률적으로 선관위에 공식 문제를 제기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