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모드' 로 일관했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30일 당의 취약지역인 호남에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첫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변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해 소극적 지원유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박 전 대표가 호남과 제주 지역을 찾아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30일 전남 무안 해제읍 시장에서 첫 지원 유세를 가진 뒤 해남과 강진을 잇따라 방문한다. 이어 주말인 내달 1일에는 김포, 고양 등 경기도를 방문하고 내달 3, 4일에는 각각 제주와 전북 지역을 찾을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거창한 유세 활동보다는 간소하고 단출한 규모의 유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위해 준비를 지시한 유세용 버스를 사용하는 대신 주로 항공편이나 승용차, 열차편 등을 이용하고 별도의 유세지원단을 꾸리지 않은 채 수행규모도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27일"기본적으로 한나라당 열세 지역에서 시작하는 개념"이라며"특히 호남은 박 전 대표가 항상 실천으로 배려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면서 호남을 첫 유세지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현재까지 이명박 후보와 함께 하는 유세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구. 경북 지역을 비롯한 충청권 등 박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지원유세에 대해서도"아직까지는 일정이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측근인 김재원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제기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며 이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는 "원칙적으로 정도에 맞는 정치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 측은 의혹을 제기한 입장이기 때문에 지원유세에도 제약이 있지 않겠냐는 의문에 대해 김 의원은 "어차피 지원유세이고 후보 본인이 대답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박사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박사모 정광용 회장과 지역 대표 300여명은 이날 오후 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사모는 이회창 후보 사무실이 있는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이회창 전 총재를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지지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박사모는 성명에서"이명박같이 후안무치하고 파렴치한 범죄 전과자이며 각종 부패, 불법, 비리, 부정 의혹의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인 사람을 지지할 수 없는 부분만은 우리가 사랑하는 님(박근혜 전 대표)께서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박사모 회원들의 이회창 지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