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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尹일병 사망사건’ 살인죄 재심리…파기환송[종합]

강신철 기자  2015.10.29 13: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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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신철 기자]대법원이 지난해 발생한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주범인 이모(27) 병장의 살인죄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기소된 다른 병사들과의 살인죄 공범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9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병장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 판결에 따라 이 병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하모(23) 병장, 지모(22)·이모(22) 상병, 의무지원관 유모(24) 하사도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이 병장 등이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병사들과 공모, 폭행해 윤 일병을 살해했다는 살인죄의 공소사실에 대해 이 병장은 살인죄를 인정한 원심을 판결을 수긍할 수 있으나 (유 하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공범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하 병장 등 3명으로서는 선임병 역할을 하면서 의무반 내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 병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평소 이 병장의 적극적·소극적 지시나 권유에 따라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의 정도나 횟수도 이 병장과 비교해 훨씬 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쓰러진 직후 곧바로 산소와 맥박의 수치를 측정하거나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윤 일병을 살리려고 노력한 이러한 일련의 행동을 사망의 결과 발생을 인식하거나 용인한 살인범의 행동으로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이 병장과 유 하사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파기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9월 이 병장 등에게 적용된 흉기휴대 폭행죄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폭처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병장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해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 검찰은 애초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공소장을 변경해 이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살인 혐의에 대한 군사법원 1, 2심 재판부 판단이 엇갈리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려왔다.

앞서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이 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이 병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다만, 윤 일병 유족 위로금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1심보다 낮췄다.

당시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분담했으므로 살인죄의 공동정범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하 병장과 지 상병, 이 상병도 살인 혐의가 인정돼 각각 징역 12년을, 유 하사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대법원 선고 전날 이 병장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강요)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병장은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 2~8월 여러 차례에 걸쳐 동료 수감자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윤 일병의 유족들은 대법원 선고 직후 "왜 사람을 두 번 죽이고 세 번 죽이냐 그게 살인이 아니면 어떤 게 살인이냐"고 소리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