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이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관객에게 보다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연극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극단에게 지난 십 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십 년 연극작업을 설계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서울의 중심 광화문, 한국공연문화의 핵심 축인 세종문화회관의 소극장이 세종M시어터로 최첨단 의 무대와 보다 편안한 객석을 갖추고 다시 문을 연다. 세종 M시어터는 63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연극 음악 무용 등 공연예술 전반을 소화할 수 있는 최신 시설로 꾸며져 공연 문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새로운 공연예술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소설 ‘광장’ ‘회색인’의 작가로 잘 알려진 작가 최인훈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봄이 오면 산에 들에’‘둥둥 낙랑둥’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등 한국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일련의 시적 희곡들을 발표하였다.
고은 김지하 등과 함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최인훈의 희곡세계는 절제된 언어와 고도의 상징성을 갖춘 작품으로 일반적으로 연극 무대 만들기가 어려운 대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1970년대에서 80년대 이르기까지 유덕형 안민수 등 드라마센터의 실험적인 연출가들에 의해 공연되었고, 1990년대 최인훈 연극제에서는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로 이어졌다. 그리고, 2007년 최인훈의 난해한 희곡은 이윤택에 의해 다시 시작된다.
이번 무대는 종합예술장르가 펼쳐낼 수 있는 미학적 장치를 총 동원한다. 희곡과 연출은 물론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무대미술에는 한국적 이미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는 설치미술가 이순종씨가 참여하여 그만의 독특한 미술세계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이로써 객석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음악은 1994년 <허재비놀이> 1995년 <문제적인간 연산> 등으로 연출가 이윤택과 작업을 해오다 최근 2006년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로 호평을 받았던 서울대 최우정교수가 호흡을 맞추었고 우리의 소리꾼 염경애(판소리)와 김민정(정가)의 참여도 눈여겨 볼만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는 우리의 판소리, 정가 등 한국 전통연희로 시작하여 아시아의 전통 연희들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조화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동아시아의 전통미학을 21세기적 코드로 풀어가는 모더니티를 보여줄 것이다.
작품은 크게 심청이 팔려가는 장면, 중국에서 몸 파는 장면, 해적에게 포로가 된 장면, 그리고 늙은 장님으로 다시 돌아온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출가 이윤택은 이 4개의 장면을 재구성하여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시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