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학력과 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깊이 반성하고 참회하고 있다"면서도 혐의는 대부분 부인했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재판에서 수의 차림의 신 씨와 변 전 실장은 나란히 피고인 석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지난 7월 허위 학력 문제가 불거진 뒤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씨는"잘못된 판단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살겠다"고 반복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변 전 실장은"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대통령과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엄청난 누를 끼쳐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구치소에서 매일 반성하고 참회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신 씨와 변 전 실장 측은 첫 공판에서 일부를 제외한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신씨의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는"허위학력과 관련해서는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면서도"직권남용과 제3자 뇌물수수등의 혐의는 무리한 법적용""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법적용이 애매하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해 정면 부인한 것이다. 앞서 재판장에게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는 내용이 의견서를 제출한 변 전 실장의 변호인도"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과연 죄가 되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규모가 방대한 점을 감안해 △성곡미술관 기업후원 △신씨 학력위조 △사찰 특별교부세 지원 혐의 △신씨 개인회생과 횡령 혐의의 4가지 부분으로 나눠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음 공판은 12월 3일 오전10시에 열릴 예정이며, 우선 성곡미술관 기업 후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재판을 속행할 계획이다.
한편 신씨는 예일대 가짜 학위로 교수직에 임용되고 성곡미술관 기업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변 전 실장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사찰에 국고 지원이 이뤄지게 한 혐의 등으로 10월 30일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