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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석패율-권역별비례, 절충형 협상 가능”

“석패율과 권역별비례대표제는 대립개념 아냐”

강민재 기자  2015.08.08 12: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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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민재 기자]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권역별비례대표제와 여당이 지난 4월 추인한 '석패율제'를 혼합하는 제3의 절충안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여당 내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권역별비례대표제 '빅딜'에 대해 "하나(오픈프라이머리)는 공천방식의 문제이고, 또다른 하나(권역별비례제)는 선거제도의 문제이기에 같은 선상에서 주고받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석패율제와 권역별비례대표제는 둘다 선거제도 개편 문제이기에, 여야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협상테이블에 앉아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기장군을)은 지난 7일 "석패율 제도와 권역별비례는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다"며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권역별비례제와 우리당이 추인한 바 있는 석패율 제도를 섞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제3의 여야 절충안을 제안했다. 하 의원이 이같은 절충안을 주장하는 것은 여당의 석패율과 야당의 권역별비례대표제가 '지역주의 완화'라는 공통된 화두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지난 4월 의총에서 통과시킨 보수혁신위원회의 '석패율 제도'는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중복 추천을 허용하고, 비례대표명부 동일순위에 복수후보를 등재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해당 후보자가 속하는 시·도에서 당선인의 수가 총 정수의 20%에 미달하는 경우에 석패율을 적용토록했다.

결국 석패율제 또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마찬가지로 전국을 5~6개의 권역으로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야당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달리 특정 권역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석패율을 결정하는 방식도 존재한다.

가령 현재와 같이 전국구 비례순번을 정하되, 상위 순번인 1, 3, 5번에는 새누리당의 취약지역인 광주, 전라, 전북 등에 출마한 후보들을 복수로 올려놓은 뒤 이들 중 최다득표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차례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당시 의총에서 석패율을 도입한다고만 명시했을 뿐, 전국단위 석패율을 도입할 지, 권역별 석패율을 도입할 지 명확한 세부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정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당시 김문수 혁신위원장도 의총 추인을 앞두고 "석패율이 가미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선거구 획정, 의원 정수 등에 대한 혁신위 차원의 의견을 수렴해 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석패율과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연관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혁신위 내부에서도 석패율제와 연동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거론됐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하 의원이 제안하는 제3의 절충안은 결국 석패율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연동시키는 이른바 '병립형 석패율제'로 일본식 투표제와 가깝다.

그는 "우리당에서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권역별비례대표제를 받되, 현재 야당이나 선관위가 제시하는 연동형 권역별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 권역별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석패율 방식에 혼합하면 이른바 '병립형 석패율' 제도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연동형 권역별비례대표제는 현행 300석의 의원정수를 인구비례에 따라 권역별로 의석을 배분한다. 예를들어 호남-제주권 인구가 11.3%니까 이를 배분하면 34석이 배당되는데 현재 호남-제주권의 지역구 의석이 총 33석이니까 권역비례는 달랑 1석만 배정받게 된다"고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연동형 권역별비례제도를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내가 주장하는 '병립형 석패율'은 현재 전체 비례 54석을 권역별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따로 떼어 인구비율에 따라 권역별로 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호남-제주권은 권역별 비례를 6석을 배정받게 되고, 그 6석을 대상으로 석패율에 따라 새누리당과 제3정당이 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의 주장은 국회의장 직속 선거제도개혁국민자문위원회(자문위)가 검토하고 있는 '일본식 병립형 권역별비례대표제'와 유사성을 띠고 있다. 다만 자문위에서는 병립형 권역별 비례제도에 석패율까지 혼합시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석패율을 위해선 지역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중복 입후보 하는 것을 허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비례대표의 순수성을 크게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에서는 비례대표 선정 과정이 특정 실세나 특정계파의 밀실 전리품에 불과한 우리 정치현실을 감안할 때, 차라리 비례성 보다는 지역구도 완화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해 나가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