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기 기자 2015.06.21 19:20:41
[평택=양용기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처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시작돼 큰 타격을 입은 경기 평택시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평택 방문은 문 대표의 8번째 '메르스 행보'다. 문 대표는 앞서 질병관리본부를 시작으로 경기도청, 서울시청, 대한의사협회, 서울의료원을 방문한 바 있다. 충남 아산과 전북 순창을 방문해서도 민생 상황을 직접 챙겼다.
문 대표는 이날 경기도 평택의 상인,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메르스 특별법 제정 방침을 밝히면서 맞춤형 추가경정 예산 편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은 메르스 감염·격리자들과 의료기관의 피해에 대한 법안들을 국회에 이미 제출했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메르스로 인한 피해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광범위한 피해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메르스 특별법을 만들어서 광범위하고 특별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특별법 제정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의 예비비나 재해 대책비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추경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메르스 피해에만 지원 경기 활성화에 국한하는 맞춤형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아울러 "평택시도 하루빨리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정도면 지역 감염은 거의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며 "시민들께서 일상 생활로 복귀하시고, 빠른 시일 내에 활기찬 평택으로 돌아가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한 간담회 참석자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언급하자 "지나친 공포심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메르스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과 불신을 갖게 된 것은 사실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야외 활동 등에 지나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 없다"고 거듭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메르스 최초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들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첫 번째 환자가 슈퍼 전파자처럼 되고, 그 환자를 진료했던 성모병원이 그렇게 돼버렸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슈퍼 감염자(전파자)는 제대로 된 방역 체계를 갖추지 못한 정부"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메르스 방역체계가 가축 방역체계보다 못하다고 한다. AI나 구제역의 경우, 발생하면 그 즉시 지자체에서 방역하고 전수조사 후 이동 제한을 하면서 확산이 안 되게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권한을 중앙정부가 다 가지고 있었다"며 "사람에 대한 감염병 방역체계가 가축 방역체계보다 10배, 100배 더 강화돼있어야 하는데 그게 문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성모병원이 하루빨리 정상화되는 게 (메르스 사태) 정상화의 상징같은 것 아닌가"라며 "다시 개원(하는 것)도 별로 무리는 없는 것 아니냐"고 개원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어 평택시청에 위치한 메르스 상황실을 방문해 정상균 평택시 부시장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았다.
문 대표는 보고를 들은 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고 격리 대상자도 크게 줄고 있다.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메르스가 종식되는 길로 가는 것이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들은 끝까지 긴장감 있게 해나가야 되겠지만 이제는 지역안정화대책을 아주 강도높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평택은 초토화됐다고 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면서도 다시 일상 활동을 정상화하고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표는 보건복지부 지정 국민안심병원인 굿모닝병원에서 정부의 메르스 대책 실효성을 직접 점검하고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의료기관 탓을 많이 했다. 지금도 남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바람에 의료기관과 의료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며 "의료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 국민들이 지지해주리라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