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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진원지’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재확산 우려[종합]

응급 이송요원, 76명 직접 옮겨…‘시한폭탄’ 되나?
외래 동행자도 감염…응급실 밖 두번째 감염자

이상미 기자  2015.06.14 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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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삼성서울병원에서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메르스 환자발생의 최대 진원지로 떠오른 상태다.

병원 응급실 환자 이송요원이 메르스 잠복기에 근무하며 수 백명과 접촉한 데다 응급실 바깥 외래를 통해 감염된 사례가 1명 더 발생했다. 여기에 추가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 1명은 발열 증상이 나타나 자택격리 전 진료를 봤던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서울병원이 외래·입원·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는 '부분 폐쇄' 결정을 내놨지만, 메르스 확산세를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14일 보건당국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병원 내 응급이송요원인 137번(55) 환자는 5월27~29일 14번(35) 환자가 있던 응급실에 머물다가 바이러스를 옮아 6월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137번 환자는 당국의 관리망에서는 빠져 있던 탓에 6월2일 감염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9일간 근무를 계속했다.

삼성서울병원발(發) 2차 유행을 촉발한 14번 환자의 최대 잠복기가 지난 12일 끝나 한 숨 돌리는 듯 했지만, 137번 환자에 의한 병원 내 새로운 감염원이 생긴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137번 환자의 메르스 확진 직후인 12일 새벽 4시께 직접 이송했던 76명 중 입원 중인 37명을 1인실로 모두 격리했다. 이 37명과 같은 병실을 썼던 간접 노출자 127명도 1인실 격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137번 환자가 직접 이송했지만 이미 퇴원한 환자 39명과 이들과의 직·간접 노출자 176명 등 총 215명에 대해서는 자택격리 조치했다. 137번 환자에 노출된 병원 직원 52명과 의료진 56명도 자택격리 중이다.

137번과 함께 응급이송요원으로 근무 중인 90명 전원에 대해서는 체온 체크와 문진 결과 발열 증세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기침 증상이 있던 5명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14일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숫자는 현재 기준이고, 역학 조사를 시행하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관리대상 밖에 있던 응급실 밖 노출자들이 뒤늦게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1층 정형외과를 내원했다가 지난 10일 확진된 115번(77·여) 환자에 이어 141번(42) 환자가 응급실 밖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141번 환자는 5월27일 비뇨기관 외래 환자와 동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4번 환자가 5월27일 오후 두차례 응급실 밖을 나왔다. 첫날은 어느 정도 건강 상태가 있어서 주사대를 들고 그 근처, 상황이 아주 좋진 않았기 때문에 멀리 간 것은 아니고 응급실 구역의 인근 지역을 다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6월12일 확진된 138번(37세)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의사다. 35번(38번·6월4일 확진) 환자에 이어 두 번째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감염자로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138번 환자가 5월27일 14번 환자와 접촉했는데도 6월10일 오후 발열증세가 보인 후에야 자택격리됐다는 것이다. 격리 전까지 응급실에서 진료행위를 했다.

정 센터장은 “138번 환자가 응급실 진료1구역, 특히 중앙구역에서 진료한 것까지는 일단 파악이 됐고, 이 환자가 구체적으로 응급실에 어느 정도 노출이 됐었는지에 대한 시간은 추가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후 전국으로 흩어져 지역 병원을 전전한 환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 12일 민간구급대 구급차 운전자인 133번(70) 환자가 확진된 데 이어 이 차량에 동승했던 145번(37) 환자도 메르스에 감염된 것이다.

76번(75·여·6월 10일 사망) 환자를 5일과 6일 구급차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함께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76번 환자는 지난달 27~28일 14번 환자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접촉한 3차 감염자로, 삼성서울병원을 나온 후 서울의 한 노인요양병원을 거쳐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6월 5·6일)과 건국대병원 응급실(6일)도 들린 뒤 격리돼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애초 건국대병원 입원 후에 발열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 이송 시점에 두 명의 환자를 감염시킨 만큼 두 병원 응급실 모두 추가 감염 위험이 있는 것이다. 제3의 메르스 진원지가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급기야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재확산을 우려해 부분적인 병원 폐쇄조치를 시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