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5일 박원순서울시장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긴급 브리핑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이 오히려 국민 불안을 고조시켰다고 맹비난하고 나섰고, 야당은 '박 시장 때리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시장의 브리핑을 놓고 박 시장과 해당 의사간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메르스 정보 공유 및 대책 마련 등과 관련한 박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에서 반박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불신과 불안 조장"이라며 "국민들의 불안과 방역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언행은 메르스 극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든 방역당국의 불신을 초래하고 국민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언행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지도급 인사라면 처신에 책임도 따른다는 점을 인식하고 더욱 무겁게 처신하는 게 온당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도 박 시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부와 협력해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위치에 있는 박원순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며 "사실관계와 다른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하는 모습은 국민 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우리 당은 사실관계 확인부터 철저히 해 이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공세를 펼쳤다.
새누리당 메르스 비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인 신의진 의원도 "박 시장의 기자회견 때문에 잠 못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허위 정보임이 드러났고 해당 의사가 인터뷰한 내용에도 나와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초동대처에는 그토록 둔감하던 복지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반박하는 데는 기만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어처구니 없다"며 "지금은 편을 나눠 다툴 때가 아니라 모든 지혜를 모아 사태 해결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박 시장을 거들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메르스의 확산으로 인해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아직도 청와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남 탓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서는 지자체장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쪽박을 깨려고 드니 제정신으로 할 일인가"라며 "(박 시장의 브리핑은)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장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청와대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청와대에 앉아서 '감놔라 배놔라'만 하지 말고 메르스 확산방지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에 여야정이 함께하는 메르스대책기구를 조속히 만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자중지란을 멈추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시장의 발표가 국민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며 청와대와 문형표 장관이 연이어 발끈하고 나섰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가소롭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 노릇을 똑바로 못하는 중앙정부를 대신해 지자체장이 나선 것이 아닌가"라며 "그야말로 임진왜란 당시의 선조 같은 대통령과 의병장 같은 서울시장이 싸우는 꼴이다. 뭐 이렇게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정부가 다 있나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