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다음달 14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한국의 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면담이 성사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의 민생·정책 챙기기에다 외교의 추동력을 더한 이 후보의 대권 플랜은 양날개를 단 격이다.
한나라당은 28일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만남을 적극 평가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만남과 관련해 "멜리사 버넷 백악관 의전실장이 공식 문서를 통해 두 사람의 만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야당 후보가 미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최초이고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중순에 이뤄진다는 것은 (미국 측이) 이 후보 위상을 인정하는 동시에 차기 정부를 내다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도 이날 "그 쪽에서 공식적으로 의전실장이 확인을 해서 (부시 대통령을 만날 것은) 확실하다. 논의할 의제 등은 서로간에 맞춰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북핵 문제, 한미 FTA 등 한미 간의 폭넓은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2∼4일 열리는 정상회담 결과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이를 견제, 상쇄할 대책 마련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이 대선을 불과 2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지는데다 국내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 직후 이뤄지는 것이어서 국내정치와 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핵심 당직자는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한 여전히 주도권은 미국에 있는 게 현실"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말이 노 대통령보다 더 먹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무난히' 방미 일정을 끝내면 이미지를 제고하고 '대세론'을 굳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다.
한편 이번 면담은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과 미치 매커넬 상원 원내총무,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강영우 차관보 등이 백악관측에 건의해 이뤄졌고, 이 후보측에선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 등이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성사시킨 이명박 후보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