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박범신 가회동 문학투어

정춘옥 기자  2007.09.28 16:09:09

기사프린트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안호상)의 문화충전 프로젝트 <문화는 내친구-문학투어> 9월 프로그램에 서울문화재단 박범신 이사장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다시 가회동에 외등 밝히러 간다’라는 주제로 오는 9월 30일 2시~6시 서울 가회동에서 열린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김치수)가 주관하는 ‘서울 속 문학투어’ 는 문학적 배경이 되는 서울의 특정 지역을 작가와 함께 찾아가 돌아봄으로써 그 공간의 문학적 의미를 되새기고 문학작품을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지난 4월 신경숙/방효석 작가의 가리봉동 투어, 6월 조경란작가의 봉천동 문학투어에 이어 세번째 초대작가인 박범신 소설가는 장편소설『외등』의 배경이 되는 가회동으로 작가와 독자가 함께 찾아가 가회동의 문학적 의미를 되새겨볼 예정이다.
소설 『외등』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지난한 한국현대사를 관통해온 인물들의 30년에 걸친 사랑과 증오, 죽음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이 소설이 그들의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로를 축으로 하고 있다면, 그 여로의 목적지 가운데 한 곳이 바로 가회동이다. 가회동은 인물들의 사랑과, 사랑으로 인해 일그러진 증오가 싹트기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소설 말미에 가회동 집에서 옮겨온 목련나무는 그들이 찾고자 했던 사랑의 원형으로 묘사된다.
“그것은 쓸쓸한 외등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서 가미카제처럼 외치고 싶은 분노의 외등이 아니라, 사랑의 외등이었다. 나는 꿈속에서, 목련나무에 걸린 등불들이, 세상 끝까지, 산과 강과 도시를 넘어, 도미노로, 환하게, 만개한 목련꽃처럼, 제 가슴의 외등을 일제히 켜드는 것, 오래오래 보고 있었다.”
소설 『외등』은 1993년 <문화일보>에 연재하다가 “칼로 무 썰 듯이 뚝 끊고 만” 소설로도 유명하다. 그 뒤 박범신은 절필을 선언했고, 그가 다시 이 소설을 완성해 세상에 내놓은 건 2001년의 일이다. 『외등』의 배경이 되는 가회동은 그러므로 작가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소설을 시작할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가회동에서 풀어내는 작가로서의 소회가 자못 기대된다. 소설 『외등』은 또한 지난 2005년 KBS 으로 만들어져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온 독자 30여명은 작가와 함께 가회동 기와집 골목을 걸으며 현대사의 굴곡을 통과해온 인물들이 가회동이라는 동네에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와 더불어 한 작가가 걸어온 지난한 문학의 길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문학평론가 이선우가 맡는다. 이선우는 소설 『외등』에 나타나는 가회동이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해 해설해줄 뿐 아니라 박범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가수 손병휘도 출연해 『외등』에 묘사된 현대사의 아픈 굴곡들을 자신의 노래를 통해 들려주고, 작가 박범신의 육성 낭독도 연주에 맞춰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