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종북 토크콘서트' 논란과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선(41·여)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종복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병현)에 따르면 황씨의 범죄사실은 이적단체 등의 행사 주도·참가에 의한 이적동조,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소지, 통일토크콘서트 개최에 의한 찬양·고무·선전 등 50여개로 공소장 분량만 해도 170여페이지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94년 대학 입학 후 문학동아리 가입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 97년 주사계열 조직인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정책국장, 총학생회 정책실장에 이어 한총련의 당연직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이 무렵 황씨는 '남한사회를 정치·군사적으로 미국에 예속되어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한 식민지'로 인식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황씨는 98년 8월 정부 허가없이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범청학련통일축전에 남측 대표로 참가해 3개월간 체류했다. 이 기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김용순 위원장을 만나 "한국으로 돌아가서 감옥에 수감되면 북한에서의 경험을 글로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옥중 방북수기인 '어머니 여기도 조국입니다'를 썼다.
황씨의 글은 북한에서 '고난 속에서도 웃음은 넘쳐'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조국 해방의 전쟁 시기 미제가 저지른 만행을 가슴속에 분노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령도자를 집안의 아버지로 생각하며…' 등 반미 의식을 드러내거나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러한 활동으로 사상성을 인정받은 황씨는 2000년 11월부터 이적단체인 범청학련 남측본부 대변인 겸 부의장으로 추대됐고, 이듬해 한총련 사이트에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북한의 대남혁명 적화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지·동조했다.
황씨가 '통일전사'로 불린 사연도 공개됐다. 황씨는 2005년 10월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아리랑 축전 관람을 빙자해 평양에서 원정출산을 했다. 당시 평양산원에서 출산한 둘째 딸에게 황씨가 퉁일둥이 '겨레'라고 이름지으면서 종북인사들로부터 통일전사로 칭송받았다.
황씨는 인터넷상에서도 2008년 10월부터 1년여 동안 북한식 사상이나 이념을 전파했다. 이적단체인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 가입해 새정치실현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부설기관인 '6·15TV 황선의 통일카페'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며 로동신문, 북한 중앙방송TV 등의 성명, 논평, 담화 등을 종북성향 인사들과 대담 형식으로 전파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과 관련해선 '내가 방북을 신청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김정일을 흠모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블로그와 자주민보 등에 올리기도 했다. 김일성을 인간미 넘치는 위대한 지도자로 미화하거나 3대 세습의 당위성,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문건을 이메일로 보관해온 사실도 적발됐다.
황씨가 김정일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자필메모를 쓴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장군님께서 아끼시는 일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 방북 선배들이 허튼 길로 발을 돌렸을 때 우리는 배신스러워했으나 님은 가슴 아파했겠지. 나도 장군님께서 아끼시는 일꾼 중 하나인 나도 , 못살면, 못살면 장군님 가슴 아프시겠지"라고 적었다.
지난해 11~12월 서울 조계사와 전북 익산의 한 성당에서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미화해 논란을 일으킨 토크콘서트의 발언 내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세쌍둥이를 낳게 되면 나라의 경사가 일어날 징조라고 해서 노동신문에 기사를 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섬세한 제도와 마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대동강 맥주, 맛있는 맥주를 먹으면 지상낙원같이 느껴진다" 등의 발언으로 북한을 미화했다.
토크콘서트를 함께 진행한 신은미씨는 북한을 "황금싸래기 같은 북녘 땅, 기회의 땅, 축복의 땅"으로 비유하고, "새터민 70~80%가 고향이 받아 주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북한에는)비정규직이라는 단어조차 없다", "평양에 고급 식당과 쇼핑몰이 많이 생겼다.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이 250만대가 넘어섰다"고 말했다. 신씨는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 '심장에 남는 사람'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검찰은 황씨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실제 사실과 다르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연출된 상황을 북한사회의 일반 상황인 것처럼 전달함으로써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 등을 미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밖에 황씨는 2008년 발간한 시화집('끝을 알지')에서 "오직 파괴와 전쟁의 동무일 뿐인 한미동맹", "세기를 넘는 미국과의 전쟁 민족의 이름으로 지지엄호하고 마침내 승리하고" 등의 표현으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반미 투쟁을 부추겼다.
검찰 관계자는 "황씨는 남한 사회를 미제의 식민지반자본주의 사회로 인식하고 민족 해방민주주의혁명 이론의 실천을 통해서만 남한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와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흠모, 동경, 추앙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직업 혁명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