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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카이로 방문…냉전시대를 상기케 하는 양국의 관계

강철규 기자  2015.02.10 09: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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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카이로에 도착했다.

엘 시시 대통령은 공항에서 푸틴과 고위 러시아 관리들을 정중하게 맞이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두 지도자가 군사와 무역 협력과 관련된 몇 가지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카이로 전역에는 러시아 국기와 푸틴의 사진들이 도처에 걸려 있으며 국영 알 아람 지는 푸틴이 셔츠를 입지 않고 있는 모습이나 여러가지 무기들을 만지고 있는 등의 사진들을 주말특집으로 보도하면서 "우리 시대의 한 영웅"이라고 찬양했다.

이날 두 지도자는 공항에서 바로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로 직행해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백조의 호수'와 '아이다'의 발취곡들을 감상했다.

모든 정황은 냉전시절 소련과 가말 압델 나세르 치하의 이집트가 밀착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10년만에 이집트를 이번에 방문한 것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소재한 센추리재단의 시니어 펠로우 마이클 한나는 "이집트가 각별히 푸틴을 환영하는 것은 미국과 서방에 이집트가 나름의 독립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가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은 원조를 망설이고 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유가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학교 교수 게오르기 미르스키는 푸틴이 이집트를 방문한 것은 러시아가 소련 시절처럼 외국에 원조를 할 수는 없어도 아직 전세계에 많은 우호국들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방문이 무역이나 경제와는 무관한 것이라면서 "푸틴은 자기네 국민들에게 러시아가 고립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며 이것은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엘 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그 뒤 러시아는 이집트에 무기들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집트는 나세르가 현대화 과정에서 소련의 지지를 받기 위해 미국의 지원을 거부한 1950년대와 60년대에 소련의 가장 가까운 맹방이었다.

그러나 나세르의 후계자인 안와르 사다트는 소련과 단교하고 소련 군사고문단들을 추방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가 현재 이집트와 35억 달러 규모의 무기공급협정을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러시아의 안텔-2500 장기미사일 시스템을 가장 먼저 사들인 국가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