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무슨 새로운 역사적 전기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역사의 순리가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과 북은 72년 7.4공동성명, 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2000년 6.15 공동선언 등으로 이미 남북관계의 원칙과 발전방향에 대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해놓고 있다"면서 "이제는 이러한 합의를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회담 의제와 관련해 "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경협 확대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는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으로, 쌍방향 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안정 공고화와 남북 공동번영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이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의 진전과 그 이후의 동북아 다자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고 남북이 함께 공존하는 한반도 경제시대가 열리면 한반도는 명실공히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면서 동북아의 물류,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확고히 자리잡고 북한은 획기적인 경제발전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국민들에 대한 당부말을 통해 "'무엇은 안된다'든가, '이것만은 꼭 받아내라'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큰 틀에서 미래를 위해 창조적인 지혜를 모아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우리 내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는 정파적 이해가 다를 일이 없다. 어느 한 정부의 노력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매 정부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다음 정부에 물려주고, 다음 정부는 기존 성과의 토대위에서 한단계 더 높은 진전을 이뤄가야 한다"며 "대선을 앞둔 우리 정당과 정치인들도 역대 정부의 합의를 존중해 스스로 한 합의를 뒤집지 않는 대북정책을 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참여정부가 추진한 대외정책, 안보정책은 대부분 실현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면서 "6자회담과 남북대화가 서로 선순환의 관계가 되도록 운영해 가면서 6자회담이 더욱 성공적으로 진전되면 그 다음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고, 남북이 함께 공조하는 한반도 경제시대가 열리면 한반도는 명실공히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