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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석방에 안도…"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풀려났으면..."

김부삼 기자  2007.08.14 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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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가운데 김경자(37) 김지나(32)씨 등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밤 9시55분께 피랍자 가족들은 이들의 석방을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가족들은 그러나 나머지 피랍자 19명이 아직 풀려나지 못하고 있어 석방된 김경자 김지나씨 가족들은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혹시나 풀려나지 못한 피랍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또 아직 풀려나지 못한 나머지 피랍자들의 가족들은 실망감을 억누르면서도 서로 격려하며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석방된 김지나씨의 어머니 선연자씨는"딸이 석방돼 기쁘기 이를데 없지만 아직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 피랍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선씨는 "두 사람은 시신으로 왔고 우리는 살아서 왔다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 국민여러분께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함께 석방된 김경자씨의 오빠 김경식씨는"정부와 국민들에게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남은 인질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故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유족들도"우선 석방은 환영해야할 일이지만 나머지 피랍자들도 모두 풀려나야만 고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인질극이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샘안양병원에 배 목사의 시신을 안치 중인 유족들은 전원석방으로 피랍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장례식을 계속 미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석방된 김지나·김경자씨 누구인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27일 만에 피랍자 중 처음으로 풀려난 김지나(32), 김경자(37)씨는 그간 건강이 좋지 않다는 보도가 많았지만 13일 석방 직후 직접 걷는 모습을 보여 가족들을 안도하게 했다.
지난달 아프간으로 출국하기 전부터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지나씨는 숙명여대에서 가정관리학을 전공하면서도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 아동심리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했다. 이번 봉사활동에서도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맡았다. 지나씨의 오빠지웅(35)씨는 "동생이 항상 쾌활했고 평소에도 유치원 아이들을 보면 마냥 좋아했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학원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뒤 관련 회사에 3∼4년간 다녔다. 샘물교회에서는 방송팀 활동을 했고, 떠나기 전 자신의 미니홈피에 '아픈 몸을 이끌고 떠난다. 팀원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는 내용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탈레반이 공개한 동영상에 처음 얼굴을 드러냈던 김경자씨는 눈에 띄게 수척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여성 봉사단원 가운데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경자씨는 줄곧 동료들의 맏언니 역할을 자청하며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아프고 헐벗은 이들을 돕겠다"며 지난해 여름에도 휴가를 내고 혼자 한 달 동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샘물교회에서는 유치부 교사로 활동했다. 사회복지대학원에 재학중인 그는 서울 서초동의 한 소프트웨어 벤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역시 휴가를 받아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1일 피랍 상황에서 생일을 맞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1남2녀 중 둘째 딸인 그는 아프간 봉사활동을 떠나며 행여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행선지를 '아프간'이 아닌 '두바이' 라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