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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등 다른 구제금융 지원국들, 채무상환 유예·이자율 삭감 등 그리스 채무탕감 협상 주목

강철규 기자  2015.01.27 17: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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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 25일 그리스 조기총선에서 내핍 정책 종식과 그리스의 부채 탕감을 요구해온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당이 승리함에 따라 그리스에 대한 채무 탕감 협상이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를 이탈리아 등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다른 국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밀라노의 마제로 리서치를 창립한 모리지오 마제로는 26일 "시장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우려했던 패닉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밀라노 증시는 이날 1.15% 상승했다.

마제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새 총리는 우선 그리스에 대한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요구한 내핍정책의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핍정책만 완화되더라도 그리스의 도산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 새 정부와 트로이카 간에 시간을 벌기 위한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며 타협이 이뤄진다면 ECB가 새로 시작할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7월부터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매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관측통들은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그리스의 퇴출은 유로존 전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테사 상파올로 은행의 수석 경제연구원 그리고리오 데 펠리스는 "그리스의 퇴출이 이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라 레푸블리카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데 펠리스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는 것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불편한 것일 수밖에 없다며 그리스가 퇴출돼 다시 옛 드라흐마 화폐가 부활될 경우 드라흐마는 심각한 평가절하가 불가피하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그리스는 구매력이 떨어지고 유럽의 채권단은 그리스의 채무로 인해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그리스에 대해 채무 상환 유예 기간을 늘려주고 이자율을 낮춰주는 한편 그리스 개혁의 시한을 연장해주는 타협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 펠리스는 그러나 그리스가 요구하는 채무 탕감은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경제지 '일 솔 24 오르'는 한편 지난 2012년 ECB가 단일통화인 유로화 보호를 위한 지원에 나섰을 때 이미 유로존 붕괴에 대한 공포는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일 솔 24 오르는 그러면서 유럽 각 국에서 유로화에 반대하는 정당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트로이카가 그리스와의 협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끌어올린다면 이런 정치적 불안의 충격은 얼마든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라노 보코니 대학의 카를로 알토몬테 교수는 치프라스 총리가 결국 트로이카와의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토몬테는 그리스 조기총선 전 한 달 동안 그리스 예금주들은 전체 예금의 15%에 달하는 200억 유로에 달하는 예금을 인출했다면서 그리스 은행들은 ECB의 긴급 유동성 지원 덕에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리스 국민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은행들의 디폴트을 막기 위해 EU는 그리스의 연성 확대 요구를 받아들이고 치프라스는 선거운동에서 내세웠던 요구 조건들을 완화하고 기존의 합의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