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 맞지만 세상에 지지 않는 팀은 없다."
한국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잘랄 카시모프(45) 감독이 한국과의 8강전을 앞두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21일 오후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 대비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강한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세상에 지지 않는 팀은 없다"며 승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카시모프 감독은 "내일 경기는 매우 중요하면서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8개의 팀만이 살아남았다. 우리에게 내일 있을 한국과의 8강전은 매우 중요하다"며 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이어 "이제부터는 한 번씩의 기회밖에는 없다. 실수하면 만회할 기회가 없다. 조별리그 때는 실수를 바탕으로 팀을 만들어 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축구에 익숙하고 잘 아는 대표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상대전적은 11전 8승2무1패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만 매번 힘겨운 경기를 해야 했다.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 축구를 잘 아는 그의 존재를 껄끄럽게 바라보는 일부 한국인들의 시선에 대해 "내일 경기를 보면 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한국과의 경기가 부담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에 차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 경기만 생각하면 된다. 사우디전처럼만 한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의 강점을 묻는 말에 대해서는 "한국은 최고의 팀 중에 하나다. 그들은 매우 빠른 역습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껏 기록이 보여준 것처럼 한국 수비수들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골키퍼도 능력이 좋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면서 "하지만 내일 경기에서는 우리가 한국의 무실점 기록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멜버른에서 치렀다. 8강전까지 2경기 연속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벌이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이곳에서 경기를 다시 하게 된 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우리는 조별리그 3경기를 각기 다른 도시에서 치렀다"며 반겼다.
카시모프 감독은 렉탱귤러 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삼고 있는 멜버른 빅토리에 대한 호감도 감추지 않았다. 멜버른은 푸른색 상의에 하얀색 하의를 유니폼을 입는데 이것이 우즈베키스탄 유니폼 색깔과 같다.
그는 "내일은 우즈베키스탄 관중은 물론 현지인들까지 같은 옷을 입고 응원을 할 것"이라면서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 앞에서 최상의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시모프 감독은 지난 사우디전에서 세르베르 제파로프(33·성남)을 포함한 주전을 뺀 것을 두고 "우리는 여전히 제파로프와 티무르 카파제 등을 믿는다. 그들은 매우 경험이 많은 선수"라면서 "오늘 훈련까지 지켜보고 내일 경기에 누가 나갈지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존과 다른 전술로 한국을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사우디와는 다른 전술로 나설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때로는 노장도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승부차기도 축구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을 90분 이내에 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격수 바코디르 나시모프(28·파디데)는 "내일 경기는 매우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을 꺾기를 바란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경기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