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주 파리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한 후 넓은 콘크리트 광장에 서 있는 에펠탑 아래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테러 발생 후 딱 1주일이 지난 주말 관광객 몇 명만이 에펠탑에서 사진을 찍었고 현지 거리화가에게 초상화를 부탁한 관광객도 1~2명밖에 없었다. 평소 에펠탑에 올라가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던 대기 줄도 확 줄었다.
에펠탑 건너편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노점상 카멜 부그라브는 “테러 이후 매우 한산해졌다”며 “에펠탑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관광청이 현재 테러 직후 관광객 통계 자료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주요 명소 관리 관계자들과 업소 관계자들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직후 방문객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로 수학여행을 온 영국 학생 에릭 데일은 “같은 반 친구가 안전을 우려한 부모 때문에 같이 오지 못했다”며 “우리 부모도 매우 걱정했지만, 마지막 결정을 내게 맡겼다”고 밝혔다.
에펠탑 관리 당국 대변인은 “현재까지 방문객 수가 지난해 1월에 비해 줄지는 않았다”면서도 “이에 대한 공식자료는 아직 나온 것이 없으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큰 결심을 하고 파리를 방문한 관광객 대부분은 삼엄한 테러 경계에 위안을 받았다.
파리에만 병력 6000명을 비롯해 1만 명의 병력을 프랑스 내 주요 테러 민감 지역 배치한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 테러 후 프랑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치안 작전을 벌이고 있다.
동생과 파리에 놀러 온 호주 관광객 루신다 베이(22)는 “파리에 왔을 때 처음엔 걱정했었다”며 “그러나 테러는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름다운 도시 파리 방문 계획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대기 줄도 매우 짧아졌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한 과테말라의 에릭 벨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모나리자 앞에서 “나로서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좋지만, 관광객은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정부가 신속하게 잘 대응하는 것을 봤다”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문화부가 지난주부터 파리에 내려진 테러 경계령 때문에 박물관 등 파리 지역 체험학습을 임시 중단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월 중순은 연말연시 명절 이후 관광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때로 비수기이기도 하고 평소 매일 루브르 박물관에는 학생 수백명이 관람했으나 현재 학생 방문이 없어 일부 전시관은 한산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금은 어쨌든 비수기여서 방문객 감소 원인이 1월이라는 시기 때문인지 테러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테러 이후 공항, 유대인 학교, 언론 사무실 주변에 경찰도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계 강화는 테러에 매우 위험한 시설의 보안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북부 도시 칼레에서 남편과 파리를 방문한 머린 듀폰(65)은 “정부가 보안 조치 강화로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지금이 무장단체가 바로 추가 공격을 저지를 수 없어 이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