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전통 방식을 이용한 내성 우려가 없는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됐다. 새로운 항생물질 발견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BBC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 항균제발견센터를 비롯한 독일, 영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은 토양 박테리아를 실제 토양과 같은 조건에서 배양하는 전통 방식으로 새로운 강력 항생제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항생제는 대부분 다른 미생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독성 물질을 방출하는 박테리아나 곰팡이에서 추출되는데 1928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도 이 같은 방식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박테리아들이 방출하는 항생물질 후보군 중 25개를 추려낸 뒤 비교 분석을 통해 가장 효능이 뛰어나고 내성 가능성이 없는 하나를 찾아내 '테익소박틴(teixobact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반적으로 토양 샘플에서 채취된 세균의 경우 불과 1% 정도만이 실험실에서 증식이 가능한 것을 감안할 때 테익소박틴은 매우 어려운 통과 절차를 거친 셈이다.
테익소박틴은 박테리아에는 소멸시키는 작용을 했지만 포유류 조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쥐 실험에선 혈액, 폐,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항생제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과 폐렴 연쇄상구균을 소멸시켰고 장구균에도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테익소박틴이 MRSA, 연쇄상구균, 결핵균 같은 그람양성균에만 효과가 있고 대장균, 클레브시엘라균, 슈도모나스 같은 그람음성균에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울러 테익소박틴은 박테리아의 단백질 외에 세포벽의 구성 물질을 공격해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발생되는 것은 봉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항생제는 박테리아의 단백질 부분을 공격하는데 이는 쉽게 바뀌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세포벽의 구성을 바꾸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테익소박틴에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킴 루이스 박사는 "테익소박틴은 내성 발현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임상에 사용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