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등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19일 열린 한나라당의 대선예비후보 검증청문회에 대해 "짜고치는 고스톱" "쌩쇼" "면피용 대국민 정치쇼" 등의 격한 용어를 동원해 "실체적인 진실규명과 거리가 먼 면죄부 청문회"라고 비난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박근혜 후보의 청문회 발언과 관련 "박 후보가 5.16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미화했다"며 "뿌리깊은 독재의 DNA부터 검사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다 희생당한 민주영령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부인을 만나 고개를 조아렸던 때가 언제고, 또다시 독재의 유전자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총리는 "박근혜 후보는 쿠데타 미화 발언에 대해 국민과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동영 전 의장측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검증 청문회는 국민과 언론을 우롱한 기만극"이라며 "박근혜 후보는 독재자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리기 급급했고, 이명박 후보는 형님과 처남 등 뒤로 숨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청문회를 통해 검증된 것이라고는 박근혜 후보의 천박한 역사의식과 부패로 점철된 이명박 후보의 인생이력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목포를 방문중인 천정배 의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딱 그 꼴"이라며 "그 동안 검찰 고소고발과 취하소동으로 희한한 Show를 하더니,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명쾌한 의혹해명은 커녕 불신과 짜증만 증폭시킨 '면책' 청문회로 또 한번의 쌩Show를 연출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해찬 전 총리측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청문회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의혹의 시작점이 됐다"며 "국민들이 직접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부실한 질문과 답변으로 변죽만 울린 실패한 청문회였다"며 "여섯시간짜리 지루한 생방송 쑈(show)"였다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이 9억이 아니라 6억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을 빼고 하나도 새롭게 검증된 것이 없는 청문회였다"면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후보의 자질의혹을 검증하기보다 면죄부와 해명기회만을 준 시간이었고 후보자의 맷집만 훈련시킨 청문회였다고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 장경수 대변인도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아니다', '모른다'는 부인만 되풀이 하며 빠져나가기에 급급한 모습"이었고 "검증위원들 역시 예봉이 꺾인 수박 겉핥기 질문으로 후보의 심기를 상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이었다"며 "얼토당토않은 맹탕 검증코미디로 국민들의 귀중한 시간만 낭비시켰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쇼에 불과하다"면서 "하나마나한 청문회, 시간낭비, 전파낭비일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