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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긴급구호대 의료진 1명 에볼라 노출의심…독일 이송 예정

강철규 기자  2015.01.02 19: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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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활동하던 의료진 1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 대원은 독일 병원에 격리돼 에볼라 감염 여부 확인 후 귀국조치될 예정이다.

외교부·국방부·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시에라리온 에볼라 대응을 위해 파견된 긴급구호대 1진 10명 중 1명이 지난해 12월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료대원은 긴급구호대 파견지인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인근의 가더리치 에볼라치료소에서 12월27일부터 에볼라 환자를 치료해왔다.

당초 29일부터 활동할 예정이었지만 긴급구호대는 현지 점검 후 치료활동 개시시점을 27일로 앞당겼고 활동 나흘째인 30일 채혈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 2명이 조를 이뤄 1명이 환자를 잡고 1명이 채혈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사고 당시 해당 대원은 혼자 채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혈 도중 환자가 몸을 움직이면서 왼손 검지 쪽 장갑이 찢어졌고 이 과정에서 주사바늘이 피부에 닿은 것으로 보고됐다. 해당 대원은 찔렸다거나 긁힌 게 아니라 "스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후 이 대원은 왼손 검지에 압박을 가했지만 접촉이 있었던 부위에서는 핏방울이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원은 해당 부위를 염소소독약에 30분 동안 담그는 등 지침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

상황 발생 직후 긴급구호대 지원대와 가더리치 에볼라치료소 운영주체인 이탈리아 비정부기구 '이머전시(Emergency)', 영국 개발협력부 파견 의료진은 해당 대원의 감염여부를 점검했다. 구토나 발열 등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활동을 중단하고 감염 여부를 지켜보는 쪽으로 방침을 전했다.

이에 정부는 12월31일 이 대원을 제3국(유럽지역)으로 후송키로 결정하고 WHO(세계보건기구)를 통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1월1일 오전에는 독일 베를린 소재 에볼라 치료병원이 이 대원 수용의사를 표명했다.

이 대원은 오는 3일 오전 미국 에어 앰뷸런스인 '피닉스 에어(Phoenix Air)'편으로 독일 베를린으로 이송된다. 에어 앰뷸런스 내 환자용 공간에는 사고를 당한 대원 외에는 탈 수 없어서 이 대원은 조력자 없이 혼자 독일로 이동하게 됐다.

베를린 도착 후 이 대원은 주독일 한국대사관 등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되고 이후 격리된 상태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간(통상 21일)동안 감염여부를 검사받게 된다.

잠복기간 경과 후에도 증상이 없으면 이 대원은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지 않고 귀국할 전망이다. 이 대원이 속한 긴급구호대 1진이 2진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라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도 활동할 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에볼라 감염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병원에서 머물면서 치료제를 투여 받거나 앞서 치료된 유럽 환자들의 혈청을 투여 받게 된다.

외교부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은 "영국 의료진 쪽 사람도 이 대원과 거의 유사하게 주사와 접촉돼 영국으로 이송조치됐는데 21일간 관찰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국장은 이번 사고가 2진 파견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긴급구호 목적이므로 이번 상황에는 대처하고 국제사회 공표한 의무는 그대로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긴급구호대 파견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교육훈련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보호복을 입고 벗는 과정뿐만 아니라 채혈과 관련해서도 모형 팔과 모형 인체로 실습하면서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며 "의료현장에서는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