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올해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상징적 의미 이상의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1일 '북·러 관계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에서 공히 독재자로 비난받고 있는 북·러 정상이 심리적 부담을 극복하고 회담에 나선다 해도 상징적 의미 이상의 성과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 위원은 "러시아에게 북한이 줄 수 있는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북한이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치는 있겠지만 전폭적인 협력 파트너가 돼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과 옛 소련권역, 중동 등지에서 외교적 난제를 떠안고 있는 러시아에게 있어서 북한은 외교적 순위가 여전히 낮으며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역시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최선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위원은 이어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지 또 그 기회를 이용해 푸틴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킬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회담의 방식이 김정은과 푸틴의 모스크바 상봉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 김정일과 푸틴, 김정일과 메드베데프의 만남 때처럼 울란우데나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내 제2의 장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혹 2015년 아베 일본 총리의 초청을 받아 푸틴이 일본을 방문한다면 그 도상에서 평양 회담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위원은 또 "러시아는 남·북·러 삼각협력을 통해 극동 지역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정책을 지속하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일종의 견제책으로서 사안에 따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제스처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은 남북 관계 개선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러시아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