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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자서전 출간

김부삼 기자  2007.07.14 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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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잃고 '근혜마저 없었으면 살 수 없었을 것 같다'며 눈물 흘리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마저 잃은 밤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울음조차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55년의 인생을 풀어낸 자서전을 출간했다. "지난해 5월 피습사건을 떠올리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나의 삶은 5월에 1막을 내렸다. 그렇게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문득 나는 지난 삶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서전 출간의 배경을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자서전에서 12살 때부터 한 청와대 생활, 22살 퍼스트레이디 대행, 서강대학교 학생시절, 정치에 입문해 당대표를 역임하기까지 겪었던 소소한 얘기들이 담겨있다. 동생 근영, 지만 씨에 대한 애정과 '싸이월드'에 빠져든 배경 등 일상적인 내용도 함께 다뤘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으로서 한차례 벌인 '일탈'도 소개했다. 대학생활에 대해 "미팅 한번 못해본 공대생"이라고 회상했다. "아버지가 알려진 분이셨기에 대학생활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것. 강의실에 들어가는 척하다 경호팀의 눈을 피해 명동으로 향한 뒤 영화 '천일의 앤'을 보고, 찻집에서 차를 마시는 여유를 즐겼다는 것. 그는 "'대통령의 딸'이란 남들 눈에 공주처럼 보이겠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감옥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자서전은 그러나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청와대를 나왔을 때를 회상하며 "세상인심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도 있는 것"이라며 "아버지가 이루셨던 일을 폄하하고 무참히 깎아내리는 것도 모자라 무덤 속에 계신 아버지에 대한 인신공격은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고 했다. 대표 시절 가장 가슴아팠던 일로는 2005년 4.30 재.보선 당시 여당 후보에 비해 30% 포인트나 뒤졌던 경북 영천에서 '잠은 집에서'라는 원칙까지 깨며 '올인'한 덕분에 승리한 일과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통과와 관련해 박세일 전 정책위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한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그는 "2004년 총선직전 내가 대표가 되자마자 내 손으로 한나라당에 모셔왔던 박 의원의 사퇴에는 정말 가슴이 무너져내릴 만큼 아팠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나의 인생에 또 다른 운명의 길이 펼쳐지고 있다. 나는 그것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에게 주어진 사명은 바로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이라는 말로 대선경선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