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을 촉구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은 '타국의 재판관'을 자처하지 말라"고 반박하면서 비난했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샤오보 사안에 관련된 미 국무부 성명에 관련해 "미국은 인권 문제를 핑계로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거나 다른 나라의 재판관을 자처해 타국의 사법 주권과 독립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또 "중국은 법치국가로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관련 사건을 처리한다"면서 "미국이 자신들의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잘못을 시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미국 날짜 24일) 특별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정권 정복 기도죄로 수감된 지 오늘로 꼭 5년이 됐다"면서 "중국 정부가 아직 류샤오보를 구금하고 그의 부인인 류샤(劉霞)를 가택연금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또 "류샤오보는 인권과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오랫동안 비폭력적으로 싸워 온 용기있는 인물"이라면서 "류샤오보를 즉각 석방하고 류샤에 대한 가택연금을 즉각 해지할 것을 중국 정부에 재차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미·중 외교 당국이 인권 문제를 놓고 다시 충돌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최근 중국 외교부는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갈등에 관련해서는 공식 논평은 자제하면서 동시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화 대변인은 지난날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항상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는 데 정신을 집중해 왔다"며 "일부 국가들과 달리 우리는 다른 나라의 사안을 과도하게 평론하고 싶지 않다"고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난해 온 미국과 유럽 국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