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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남부서 신부 피랍에 항의하는 시위 열려…"신부들에 대한 납치 중단해야"

강철규 기자  2014.12.25 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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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멕시코 남부 지역인 시우다드알타미라노에서 24일(현지시간) 신부들에 대한 납치와 살인 그리고 강도 행위 중단과 함께 최근 신학교에서 피랍된 신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평화행진에 수십 명의 로마 가톨릭 성직자와 수백 명의 지역 교구민이 참가했다.

이날 행진은 막시미노 마르티네스 주교와 흰 옷을 착용한 30명의 신부가 이끌었다. 이들 성직자는 지난 22일 이 지역 신학교에서 실종된 그레고리오 로페스 고로스티에타 신부를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성직자들은 '그레고리오 신부를 돌려달라' '이미 충분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시우다드알타미라노 성당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로페스 고로스티에타 신부가 타고 있던 픽업 트럭이 버려진 것을 발견했지만 아직 범행 동기와 이번 범죄가 누구의 소행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신부 납치 사건이 발생한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州)는 마약 카르텔의 폭력으로 멕시코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게레로주에서는 올해 최소 2명의 신부가 피살됐으며 여러 명이 피랍됐거나 강도를 당했거나 강도로 인해 부상했다. 지난 9월에는 아센시온 아쿠나 오소리오 신부의 시신이 그가 속한 교구인 게레로주 산미구엘 토톨라판 인근 발사스 강에서 발견됐으며 그의 몸에는 폭행의 흔적이 나왔다.

산미구엘 토톨라판 주민들은 아쿠나 오소리오 신부가 매우 사랑을 받은 성직자라고 밝혔지만, 그의 죽음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것을 꺼렸다. 산미구엘 토톨라판은 지난 9월 발생한 대학생 43명 실종 사건에 연루된 마약 카르텔이 활동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마르티네스 주교는 "신부 한 명이 산미구엘 토톨라판의 한 야산에서 납치됐다"며 "그 이유가 이 신부가 마약 카르텔 조직원 앞에서 라이벌 마약 카르텔을 옹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주교는 "그만큼 이곳은 위험한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신부는 라이벌 마약 카르텔이 아닌 가족의 가치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부들이 강도 행각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성당이 직접적인 표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마르티네스 주교는 밝혔다.

마르티네스 주교는 "신부가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결혼식 주례 또는 이들에 대한 세례를 거부했을 때 성당이 이들 조직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톨릭 주교인 라몬 카스트로는 "마약 카르텔이 신부를 공격하는 것은 그들이 벌이는 일들에 대해 침묵하라는 일종의 경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