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조선업, 세계 최강 또 다시 확인

시사뉴스 기자  2007.07.12 18:07:07

기사프린트

삼성중공업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조선업계에서 최단 기간에 수주 100억 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또 다시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한때 중국에 밀렸던 수주량에서 공동 1위로 올라섬에 따라 조선업계가 수주량, 수주잔량, 건조량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가 넘쳐나는 일감을 소화하지 못하자 산업의 공동화라는 일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중국내 시설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중국정부가 선박용 블록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을 중단해 조선업계 대응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빅3’ 모두 90억 달러 돌파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미주지역 선사 등으로부터 12억 달러 규모의 드릴십 2척(총 7척)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올 들어 6개월 만에 컨터이너선 25척을 포함 유조선 18척 LNG선 6척 등 총 56척을 의뢰 받았으며 금액으로는 모두 101억 달러어치다. 이는 올 수주목표인 110억 달러의 92%에 해당되는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이에따라 올 수주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36%가 많은 1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해 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단일 기업으로는 월간 수주 금액이 사상 최대인 총 21척 (컨테이너 14척, 초대형유조선 3척 등) 30억 달러 등 상반기에만 총 92억(당초 목표액 110억 달러) 달러를 외국으로부터 주문받았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해 4척을 수주한 것에 비해 올해에만 벌써 31척을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초대형 유조선도 업계 최초로 척당 선가 1억4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5월 한 달 동안 8,600 TEU(1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1척을 비롯해 총 31척 33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선박을 수주하는 등 6월 말 현재 92억 달러의 계약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1분기 조선부문 영업이익률이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16.2%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의 기술력 역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처음으로 쇄빙유조선 사업에 진출한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최대의 국영해운사인 Sovcomflot사로부터 7만톤급 ‘극지운항용 쇄빙유조선’ 3척을 건조해 지난 6월 20일 진수했다. 쇄빙유조선 건조 기술을 토대로 쇄빙LNG선 및 쇄빙컨테이너선 등으로까지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4년 10월 세계 최초로 도크 없이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진수하는 ‘육상건조공법’을 개발,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대내외에 널리 알려왔다. ‘육상건조 공법’은 선체 제작에 걸리던 공기를 85일에서 도크에서 제작하는 수준인 55일로, 진수기간은 7일에서 2일로 단축하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보이고 있다. 이 결과 총 14척의 선박을 육상에서 건조해 인도했다. 올해에도 82척의 선박을 건조해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증발가스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sLNGc’를 개발해 특허등록을 마치는 등 LNG선 기술력은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알려져 왔다. ‘sLNGc’ 기술이 적용된 LNG선이 도입되면 기존 LNG선 1척이 연간 태워 없애버리는 LNG 3000여톤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연간 비용절감 효과만 10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척의 LNG선을 인도했고 올해도 전 세계에서 인도될 30척 가운데 33%에 해당하는 10여척의 LNG선을 인도할 계획이다.
중국, ‘수출증치세’ 환급 중단
조선업계가 ‘원가절감’ 및 ‘선박건조 극대화’ 등을 위한 중국내 시설 투자로 인해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달 초부터 철강 등 일부 수출 품목의 세금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기로 하는 가운데 이 품목에 선박용 블록도 포함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까지 중국내에서 만들어진 선박용 블록을 다른 나라로 수출할 때 17%의 ‘수출증치세’(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와 같은 의미)를 우선 납부케 한 후 나중에 14%를 돌려줬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고스란히 17%의 세금을 모두 납부하는 것은 물론 면제되던 5%의 관세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달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중국내 블록 생산능력을 2배(연 20만톤)로 확대하는 닝보 블록 생산기지 확장공사 준공식을 거행 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상 운송기간 3일을 감안하더라도 국내에서 조달하는 블록보다 최소 30% 이상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지난 97년 조선업계로서는 최초로 중국 현지 생산기지인 삼성닝보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선박 블록공장의 종합 준공식을 가졌다. 이에따라 올해에만 약 3만톤 가량의 선박용 블록을 제작해 옥포조선소에 공급할 계획이며 오는 2010년에는 연 22만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호황세 2010년까지 이어질 듯
삼성중공업 홍보실 관계자는 “중국 중앙정부가 이달 초부터 ‘수출증치세’ 환급을 중단하고 있으나 이미 제작에 들어간 제품에 대해서는 종전대로 ‘수출증치세’ 환급을 실시하고 새로운 제품에 대해서만 ‘수출증치세’ 환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중국내 일부성에서는 외국투자자본의 유치를 위해 수출상품에 대해서는 ‘수출증치세’가 제도화되지 않은 것도 있을 뿐 아니라 ‘수출증치세’를 시행하고 있는 성에서도 중앙정부의 전면적인 시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당장 국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협회 경영지원부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호황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함께 해운시황 호조, 세계적인 각종 신규칙 발효에 대비한 선주들의 선 발주 물량이 급증한 것 등이 수주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와함께 “선가가 높은 LNG선과 대형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주물량이 늘고 있고 조선업계의 신공법에 따라 건조능력도 확대되고 있어 조선업 호황은 적어도 2010년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두 자릿수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과 아시아 주요국들의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2~3년까지는 원자재 수송에 따른 건화물선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