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 당국이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8)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국내 접속을 차단해 현지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AFP가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 산하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Roskomnadzor)은 이날 검찰 요청으로 나발니를 지지하는 페이지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바딤 암펠론스키 감독청 대변인은 이날 현지 뉴스통신 리아노보스티에 “검찰이 소셜네트워크 모임을 비롯해 무허가 대규모 행사를 촉구하는 수많은 소스들을 봉쇄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 요구에 따라 나발니 지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일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에게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로부터 2700만 루블(약 4억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구형했다. 이에 나발니 지지자들이 같은 날 그의 혐의에 대한 평결이 내려지는 오는 1월15일까지 그를 구명하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의 평결 논의를 위한 공공모임’이란 이 페이지가 차단될 당시 사용자 1만2000명이 넘게 동참했고 현재 러시아가 아닌 IP로 통해서나 러시아인이 아닌 사용자만 이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러시아 정부의 부패를 반대하는 블로그 운영과 인터넷 운동으로 반정부 지도자가 된 나발니는 이날 페이스북이 러시아 정부의 압박에 쉽게 굴복한 것을 비난했다.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 페이지의 차단은 끔찍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페이스북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실수를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바로 페이스북의 검열을 비난하는 새로운 페이지를 개설해 지지자들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