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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협회, 명예훼손 등 혐의로 한국공연예술센터 고소[종합]

이상미 기자  2014.12.12 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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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연극협회와 서울연극제지키기 시민운동본부는 1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좋은공연안내센터 지하 2층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와 이 센터의 유인화 대표·김의숙 공연운영부장을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국공연예술센터가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를 아르코예술극장·대학로예술극장의 정기대관 공모에서 탈락시킨 데 대한 반발이다. 한국공연예술센터는 이 두 개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연극협회는 서울연극제의 주관·주최사다.

서울연극협회는 한국공연예술센터가 대관 탈락 사유로 든 '특정공연 시 불허한 모금행위를 주도하고 방치한 단체의 신뢰성 문제' '대관신청 서류의 미비'를 문제삼았다. 서울연극협회 등의 명예를 훼손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대관을 받은 다른 연속사업들 역시 작품이 선정되지 않아 '공연작품 미정'으로 대관신청서를 작성한 것이 확인됐음에도 서울연극제만 대관신청 서류가 미비한 것으로 발표해 서울연극협회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공연예술센터가 문제 삼은 지난 5월1일 연극 '레 미제라블' 공연 후 공연장 외부에서 실시한 모금은 정부에서 인가를 받은 합법 단체가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연극협회 회원들의 항의 방문 때 김의숙 부장이 서울연극제를 '일개의 단체'로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대관담당자로서 최소한의 책무도 다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등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35년간 신의로 대관 거래를 해온 한국공연예술센터가 대관을 불허하고 한 달이 지난 현 시점까지 공식적인 행동이나 답변 없이, 서울연극제 및 참가작품들의 기획 및 공연계획을 지연시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서울연극협회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극제가 최근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제기에 박 대표는 "예술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고민하고 관심을 갖는 건 (사회적으로) 아픈 사람들이다. 세계적이 명작들이 다 그렇다. (연극제를)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의 내년 대관 라인업을 보면 연극 한편을 제외하고 모두 무용 작품이다.

박 대표는 ""정당한가 아닌가를 떠나 보편적인 입장에서 봐도 치우쳐 있다"면서 "문화예술위원회나 한국공연예술센터 정관을 봐도 무용계에 (대관 일자를) 많이 줘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작년부터 함께 주최자로 나선 서울시의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면담을 했다면서 박 시장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명렬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은 "연극인의 노력으로 존립하고 있는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오히려 연극인을 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 등 서울연극협회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다음주 중 제36회 서울연극제 및 참가 작품의 기획 지연에 따른 민사상의 손해배상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법률 대리인인 손훈모 법무법인 진솔 변호사는 민사 소송에 대해 "업무 방해로 인한 위자료 청구, 극장을 사용하지 못한 데 따른 물질적인 손해배상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고소 건과 관련 "지금으로서는 추가로 밝힐 입장이 없다"면서 "고소 내용을 일단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달 '서울연극제 미선정'에 대한 입장을 내고 "2015년 정기대관 공모작에 대한 심의를 추진함에 있어, 공연예술센터 운영규정 대관심의기준에 따라 심의위원들의 심사 등을 거쳐 '서울연극제'를 후보작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서울연극제는 19일 오후 2시 대학로 예술공간SM에서 공개토론회 '문화융성과 대학로'를 연다.

서울연극협회는 "서울의 문화지구인 대학로가 현재 문화융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안의 공공기관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토론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세곤 순천향대 연극무용과 교수, 김성노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등이 발제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