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홍콩 당국이 11일 대규모 경찰력을 투입해 모든 시위대 점령 지역에 대한 최종 정리에 나선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 양측 사이에 별다른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고, 이날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중신왕(中新網)은 홍콩 언론을 종합해 애드미럴티 점거 지역에 대한 정리 작업이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께 시작됐다면서 자정부터는 이 지역의 차량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애드미럴티와 코즈웨이베이 시위 캠프에 대해 철거 작업이 오전 9시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약 1시간반 지연됐다.
법원 집행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용된 인부들이 약 2시간 후인 오후 1시께 바리케이드 등 시위대 설치 시설물을 모두 철거했다.
경찰은 1시부터 남아 있는 시위대에 30분 안에 시위 현장을 떠나야 하고, 경찰에 저항하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라고 최후 통첩을 내렸다.
아울러 2시쯤 경찰은 봉쇄선을 구성해 시위 참여자가 맘대로 떠날 수 없고, 개인 정보를 남겨야만 떠나게 했다. 이는 당국이 향후 가담자로 법적 책임을 추궁할 근거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철거 개시 후 경찰과 시위대 사이 충돌 사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경찰 당국이 끝까지 떠나지 않은 시위대에는 '포위망'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즉 경찰이 진격선을 구성해 시위대 진영 중심부로 범위를 좁혀나간다는 방안이다.
경찰은 이동을 거부하는 시위자를 상대로 연행하기 위해 대량의 휠체어도 준비했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와 중·고등학생 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 지도부도 현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철거를 요구하며 시작된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는 사실상 75일만인 이날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홍콩의 젊은 세대가 75일 간의 이번 시위를 통해 변화했고 새로운 정치 세대로 떠올랐다고 이번 시위의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