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현철)는 18일 오후 4시 30분부터 전체 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관련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 지난 7일에 이어 11일만에 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 대통령의 지난 8일 원광대 특강과 10일 6.10 민주화 항쟁 20주년 기념사, 그리고 지난 14일 한겨레신문 인터뷰 발언이 선거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선거운동 금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선관위가 지난 7일 이미 노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사실상의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어, 이후 발언들의 반복성이 인정돼 '사전 선거운동'으로 판명될 지가 최대 관심사다.
고현철 위원장은 오후 3시20분께 청사에 도착해 '얼마나 걸릴 것 같나', '지난번 결정과 비교해 어떤가' 라는 언론의 질문에 엷은 미소만 지은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헌무 선관위원도 "월요일 정례회의니까..."라며 말문을 닫았고, 김영철 선관위원은 "해봐야 알죠"라고만 대답했다.
지난번 회의 때 해외출장 때문에 불참했던 임재경 위원은 오후 3시25분께 도착했으나 아무런 언급도 없이 회의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고, 김영신 선관위원은 "지난번과 내용상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회의를 해봐야 알겠다"며 "시간은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선관위는 ▲"한반도 운하에 누가 민자로 들어오나" (8일 원광대 특강) ▲"군사독재의 잔재들은 아직도 건재하며 역사를 되돌리려 한다" (10일 6·10 민주화항쟁 기념사) ▲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로 아예 굳어진 정당"(15일자 한겨레 인터뷰) 등 노 대통령의 세가지 발언을 중심으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