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박지성(33)이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우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지성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바쁜 일정 탓에 국가대표팀 경기를 자주 보지 못했다는 박지성은 "새로운 감독이 왔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리가 원하는 우승이라는 목표는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한다면 매우 좋겠지만 주변의 큰 기대는 대표팀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새 감독과)4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계약했다는 것은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우선 이른 시일 내에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 실패 이후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을 영입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2018러시아월드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이 자체로도 의미가 크지만 길게 볼 때, 월드컵을 앞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게 박지성의 설명이다.
박지성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가 아시안컵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너무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며 "아시아에서 최강의 팀으로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면서도 "우승이라는 목표는 당연하다.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들이 있어 그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대표팀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고 본다"며 "큰 기대는 갖지 않겠지만 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국의 전력은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 하다"고 했다.
"부상 없이 지금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박지성의 맨유 앰버서더 임명 후 첫 공식 자리였다.
박지성은 지난달 보비 찰턴, 데니스 로, 브라이언 롭슨, 게리 네빌, 앤디 콜, 페테르 슈마이헬에 이어 역대 7번째로 맨유 앰버서더에 선정됐다.
비유럽권 선수이자 아시아 선수로 맨유 앰버서더가 된 것은 박지성이 처음이다.
박지성은 "맨유 앰버서더 자격으로 첫 행사를 한국에서 열게 돼 기쁘다"며 "매우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맨유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벤트와 자선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팬들을 만나고 나의 경험을 공유하며 많은 일을 할 것이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맨유에 대해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가 팀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면서도 "잠시 과도기를 겪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맨유 역사를 돌아보면 시련을 겪고도 빠르게 원래대로 복귀했다. 이른 시일 내에 맨유가 보여줬던 레벨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