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의장은 11일"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간의 당정분리가 이뤄진 계기는 2004년 김혁규 의원의 총리 지명 여부를 둘러싼 당청간 냉랭한 구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신 전 의장이 자서전적 저서 '신기한 남자는 진보한다'를 통해 이 같은 비화를 소개했다.
그는"나는 2004년 총선 후 당의장에 취임한 뒤 개혁과제를 강력히 추진할 것임을 선포했지만 노 대통령의 탄핵사태 복귀 일성은 실용주의였고, 정국운영 구상은 'CEO형 총리론' 을 앞세운 '김혁규 총리지명'으로 나타났다"며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토를 달진 않았지만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니었고 당의장이던 나는 (김혁규 의원 카드를 지지하지 않는 우리당 태도에 대한) 대통령의 '진노' 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신 전 의장은 대통령의 국정개혁 추진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노라며 정기회동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당의 일에 간섭하지 않을테니, 당도 청와대에 개입말라"고 언급하면서 당정분리의 첫 단추가 꿰어졌다는 것.
신 전 의장은 또 2001년 민주당 내에서 초재선이 주도하는 정풍·쇄신운동을 상기, "노 대통령은 정치생명을 걸고 감행한 정풍·쇄신운동을 외면했다. 아니 반대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며 "그 때 우리는 그의 지원을 기다리던 시점이었지만 마치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로 여기는 듯한 반응을 보였고, 동교동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한편 신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에 입문했고 정치생명을 걸었던 정치 개혁에 이어 복지문화국가 건설이라는 세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앞장서 나가겠다"고 사실상 대권 도전의 뜻을 밝혔다. 또 그는 "열린우리당은 그 정신과 목표를 더욱 다듬고 승계해 나가야 할 소중한 존재"라며"대통합신당의 길에 저 역시 동참하겠지만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열린우리당의 정당성과 성과에 대한 소신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정세균 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등 범여권 대선주자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