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사의 전환점이 된 6.10항쟁 20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고(故) 이한열 열사추모제 및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기념 행사가 열렸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6월 민주항쟁 20년 사업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민 2천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민주주의 시민축제'를 열고 6.10 항쟁 20주년을 기념하며 고 이한열 열사 등 민주주의를 위해 스러진 넋을 추모했다.
이날 행사에는 6.10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고 이한열 열사의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추모제에서 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씨는 "오늘 무대 뒤편에는 영정 사진이 아닌 한열이가 활짝 웃는 사진이 걸려 있다"며 "비록 한열이는 알려졌지만 이땅에는 아직도 허공에 떠 있는 열사들이 많다"며 민주열사들의 넋을 기렸다.
김정환 시인은 추도시 '거룩한 젊은 몸' 을 낭송하며 민주열사들의 넋을 달랬고 풍물단체 회원과 학생들로 구성된 610명의 풍물패는 광장 주변에서 해방북춤을 추며 6.10항쟁 20주년을 기념했다.
이애주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춤꾼과 북패들은 남대문에서부터 광장까지 길거리춤과 예의춤, 넋살풀이춤으로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산화한 열사들의 정신을 기리며 아픔과 고통의 역사를 평화로 승화시키는 공연을 선보였다. 또 임진각과 평택, 원주에서 출발한 '대한민국 하나로 잇기' 참여자들과 610명의 대규모풍물패, 이애주 춤패 60여명은 남대문광장에서 출발해 서울시청 앞 광장까지 지신밟기와 풍물패의 추모공연 등 시민축제를 개최했다.
앞 광장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광주, 전남지역 곳곳에서도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 등 '성년(成年) 6월 항쟁'에 대한 기념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6월 항쟁 20주년 광주.전남행사위'(상임대표 배종렬.이하 행사위)는 9일 낮 12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특설무대에서 '6월 항쟁 기념 대동한마당'행사를 갖고 20년전 '그 날의 함성'을 재현했다. 이날 행사는 전야제와 문화체험, 공연 등의 순으로 10시간 남짓 이어졌으며, 5000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르며 '독재 타도' '호헌 철폐' 등을 외치던 당시의 민주화 열망을 되새겼다. 또 광주 금남로에서는 자전거.도보.차량을 이용한 '대한민국 하나로 잇기' 거리행진을 비롯해 희망의 배 띄우기, 610㎝ 김밥말기 대회, 페이스 페인팅, 전통 문화체험, 6월 노래부르기 등 다양한 행사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