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질산이 누출돼 의료진과 환자 등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과 병원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37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 경찰병원 본관 2층 병리과 검사실에서 시약용 질산 원액 1ℓ가량이 누출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고는 6층짜리 경찰병원 내 2층 임상병리과에서 직원이 임상조직물 검사용 질산 7ℓ을 폐기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옮기던 중 실수로 용기가 떨어뜨리면서 1ℓ 가량이 유출됐다. 패기용기의 뚜껑이 화학반응에 의해 열렸다는 일부 보도는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문현 송파소방서장은 “폐기처분 과정에서 직원의 부주의로 용기를 떨어져 발생한 사고로, 뚜껑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임상병리과는 1ℓ의 질산이 들어있는 병 40개가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고 직후 환자 250여 명과 일반인 30명이 대피했으나,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출된 질산은 자극적인 냄새의 강한 산성 물질로, 공기 중으로 흩어진 상태다. 사람이 발연질산을 흡입만 해도 기관지와 폐가 손상될 수 있고, 접촉시 화상까지 입을 수 있다.
환경청에 따르면 인체 허용 농도는 2ppm 이하다.
경찰과 환경청이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25분께 측정한 질산 농도는 1.5~2ppm이다. 사고 직후 1차로 측정한 0.5ppm보다 높다.
남 소방서장은 “환경청에서 확인 중인 질산 허용치가 2ppm 이하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 환자들을 병동에 복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복귀 시점은 환경청과 상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방화셔터를 내리고 제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파손된 용기는 보호복을 착용한 소방대원이 안전하게 외부로 반출했고, 남은 질산은 중화제를 사용해 밀폐용기에 수거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