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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총재, 中 주도 亞투자은행 설립 찬성 입장 표명

강철규 기자  2014.10.28 11: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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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김용 세계은행(WB) 총재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대한 명백한 찬성 입장을 표명해 미국 정부와 이견을 보였다.

28일(현지시간) 중국 관차저왕(觀察者網)은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을 인용해 김 총재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언론인 조찬 간담회에서 "WB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들은 AIIB 설립 문제를 놓고 중국과 긴밀하게 협조해왔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또 "중국 정부는 초기 구상 단계부터 우리와 협의해 왔다"면서 "개인적으로 WB와 AIIB는 매우 잘 공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이 AIIB 설립을 공식으로 선언하면서 20개 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난 뒤 불과 몇 시간 후에 나와 주목받았다.

관차저왕은 "미국 정부가 AIIB 설립을 세계금융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평가하고 있고, 중국의 참여 요청에도 한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 호주 등이 미국의 저지로 동참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지명한 김 총재는 이를 정치적 문제로 보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찬성 의지를 표명했다"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아울러 언론은 미국 언론이 김 총재가 평소에 '찰떡궁합'을 자랑해 왔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면서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지난 7월에도 "신흥국의 투자 수요를 고려할 때 새 금융기관 설립 제안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를 유지해 왔다.

그는 세계적으로 1조5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데 기존 각종 개발은행이나 개인 투자자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2050억 달러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WB와 AIIB는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포함한 AIIB 참가 의사를 밝힌 21개국이 모인 가운데 AIIB MOU 체결식을 통해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의 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0월 동남아 순방 중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설립을 제안한 것이지만 일각에서 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맞서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오바마 미 행정부는 공공연하게 AIIB 설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아시아나 유럽의 동맹 또는 우방국에 AIIB에 발을 담그지 않도록 권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이에 앞서 "세계은행과 ADB는 지배 구조와 환경·사회적 안전망 등의 측면에서 수십 년 간 경험을 축적해왔다"며 "그러나 AIIB는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