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국내 주요 저가항공사(LCC)들이 기존 항공사의 전유물로 여겨진 중장거리 국제선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단거리 노선 경쟁이 심화돼 수익 증대가 어려워지자 국제선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선의 경우 KTX와 고속도로 정비에 따른 지역 간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여객 운송 성장률은 2010년부터 점점 둔화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가항공사 중에 가장 많은 해외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2월까지 7개의 국제선에 신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6일 부산~중국 스자좡, 25일 대구~태국 방콕 등 2개 노선을 신규 취항한 데 이어 이달 1일 인천~사이판 노선(주7회)에 취항했다.
오는 12월에는 인천~베트남 하노이 노선과 인천~일본 오키나와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내년 1월 부산~괌 노선, 2월에는 대구~중국 베이징 노선에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만 중국 3개 노선을 비롯해 태국, 사이판, 베트남, 일본 노선에 각각 1개 노선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국제노선은 지난해 '4개국·13개 도시·15개 노선'에서 '7개국·16개 도시·21개 노선'으로 늘어나게 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적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의 기단과 노선 운항으로 후발항공사와 간격을 확실하게 벌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계열 LCC인 진에어는 지난달 30일 제주~취안저우(泉州)와 이달 2일 제주~시안(西安)에 신규 취항했다.
또 12월 인천~일본 후쿠오카와 인천~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노선을 각각 주 7회씩 취항, 연말까지 국제선 정기 노선을 모두 16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특히 내년 여름 국내 LCC 처음으로 국제선 장거리 노선인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 취항도 검토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4개 국제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지난 7월부터 청주~상하이 노선을 주 7회씩 신규 취항했고 이달 청주~옌지, 청주~다롄, 청주~하얼빈 등 중국 3개 노선을 추가로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노선은 모두 13개로 늘어난다.
국내선 3개와 국제선 11개를 운항 중인 에어부산은 올해 국제노선을 신규 취항하지 않았다. 다만 부산~일본 후쿠오카 하루 1편에서 3편으로 증편하고 부산~타이페이 노선은 주 7회에서 주 10회, 부산~대만 가오슝 노선도 주 4회에서 5회로 늘렸다.
에어부산은 이와 함께 2018년까지 싱가포르 등 장거리 노선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 LCC들의 주요 노선이 국내선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근거리 국제노선이고, 이들 4개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 확충이 이뤄지고 있어 관련 노선에서 경쟁 강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울∼제주 노선이 주수익원인 국내선은 이미 포화 상태라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LCC들도 해외노선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