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록 밴드 같지 않다는 반응이 기뻤어요."(김관진·드럼) "록 밴드에 대해 신물이 나 있는 상태였는데 음악이 제 예상 밖이었어요."(이환·키보드) "밴드 음악에 팝적인 면이 많아서 함께하고 싶었어요."(강휘찬·보컬)
디스토션 걸린 일렉트로닉 기타 리프, 현란한 기타 애드립, 고음으로 뻗는 보컬 등을 뽐냈던 밴드 '신조음계'가 이제 와 딴소리를 한다. 1994년 데뷔 앨범 '비상'을 통해 만만찮은 록사운드를 선보였던 그들이다.
"저희는 팝적인 성향을 추구하고 트랜드를 생각하던 팀이에요. 당대의 팝 감성으로 음악을 만들었어요. 1집과 3집의 사운드 차이는 그 때문이죠. 1집 때 음악도 당시 록 사운드에 비교하면 무거운 게 아니었어요."(이종섭·기타) "팝적인 록이었죠. 기타 위주의 사운드였지만 멜로디컬했어요. 자극적이지는 않았죠."(류성한·베이스)
1998년 2집 '리뷰(Review)' 이후 16년 만에 3집 '리바이브(Revive)'를 발표한 이들이 '한국의 마룬5'로 홍보되는 까닭이 여기 있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라는 반박이다.
"저희 팀과 '마룬5'는 상관이 없어요.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한 것도 아니고요."(류성한) "앨범이 다 만들어지기 전에 주변 사람들은 '마룬5'보다 자미로콰이 사운드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이종섭)
밴드가 '한국의 마룬5'로 홍보되는 이유는 새롭게 밴드에 합류한 보컬 강휘찬의 탓 혹은 덕이다.
"음반 작업은 1년 전에 끝났어요. 이후에 보컬을 찾았죠. 어떤 친구와는 작업하다가도 그만둔 적이 있었어요. 이 친구의 보이스가 가장 대중적이지 않았어요. 만들어볼 가능성 있겠다고 판단했죠. 어두운 표정의 멤버들을 앞에 두고 어두운 곳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그 기에 안 눌린 유일한 친구였어요."(김관진)
"곡을 쓰면서 노래를 공부하던 일반인"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강휘찬은 탁월한 가창력을 뽐낸다. 3집 타이틀곡 '니 손 바래'처럼 세련된 보컬을 뽐내는 그지만, 오디션 때 불렀던 곡은 가수 전인권·임재범 등의 노래였다. 최근에는 영화 '비긴 어게인'의 OST '로스트 스타스(LOST STARS)'를 커버한 영상을 통해 '마룬5' 보컬 애덤 리바인에 근접한 결과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제가 밴드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죠. 게다가 저는 '신조음계'라는 밴드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만의 꿈'이 삽입된 걸 보고 알게 됐죠."(강휘찬)
"빠른 음악보다 우울하고 처진 노래를 좋아했다"는 강휘찬의 보컬은 수록곡 '뷰티풀 월드(Beautiful world)' '파더(Father)' 등에서 빛을 발한다. 그만큼 앨범에는 타이틀곡 말고도 귀에 꽂히는 말이 많다는 이야기다.
"저희 음악이 막 날뛰고 신 나는 스타일은 아닌 거 같아요.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감상할 수 있는 게 많은 거 같아요. 타이틀곡이 아닌, 앨범에 숨겨진 곡들을 많이 듣는 마니아층이 많이 형성됐으면 좋겠어요."(이환)
"밴드를 떠나 다른 일을 할 때는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것 같았다"는 멤버들의 의지 또한 뜨겁다.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듣게 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커다란 벽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어찌 됐던 활로를 찾아야죠. 그동안 오래 쉬었으니까, 쉰 기간만큼 땀 흘려서 무대를 찾아갈 생각입니다."(김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