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특집]박영선 사태에 문재인 처신 논란 왜?

이상돈 영입 깊숙이 개입했다가 비판론 불거지니…

김부삼 기자  2014.09.17 10:34:51

기사프린트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까지 고심하면서 당이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의원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 선후배 관계인 박영선 위원장과 문재인 의원은 그동안 관계가 돈독했었다. 하지만 이번 이상돈 교수 영입 논란을 겪으며 사이가 크게 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 위원장이 이상돈 교수 영입 문제에 대해 이미 문재인 의원 등과 충분한 소통을 마친 상황이었음에도 마치 아무런 소통도 없이 박 위원장 독단적으로 추진한 일처럼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문재인 의원이 이상돈 교수 영입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처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당초부터 부정적이었다? 적극적이었다?

실제로 문 의원은 지난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경환, 이상돈 두 교수님께 참 미안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부터 같이 모셨으면, 또 당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좀 매끄러웠으면 당 혁신과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며 “혁신과 외연 확장, 우리 당의 재기와 집권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라고 강조했다. 마치 당내 동의 없이 박 위원장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처럼 말한 것이었다.

박영선 위원장 측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당초 이상돈 교수 영입에 동의했다가 당내 반발이 예상 외로 거세게 일자, 입장을 바꿨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문 의원 측에서는 이 교수가 당내 동의를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 문 의원의 일관된 생각이었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14일 보도된 <중앙SUNDAY>의 이상돈 교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이 교수는 문재인 의원에 대해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전화로 부탁해 왔을 때 내가 ‘문재인 의원과도 정말로 얘기가 됐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이 ‘그분이 옆에 있다’며 문 의원을 바꿔주더라”면서 “내가 문 의원에게 ‘당내에서 내 영입에 대해 얼마나 논의가 돼 있느냐’고 물으니 문 의원은 ‘도와달라’며 비대위원장을 맡으라는 취지로 얘기하더라”고 밝혔다. 사실상 문 의원이 자신의 영입 문제에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했었다는 증언을 한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재인 의원 측은 “와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의원의 대변인격인 윤호중 의원은 16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2박 3일 정도에 걸쳐 이뤄진 것인데, 시기 시기마다 진행된 내용들이 조금 다르다”며 “그러나 문 의원은 ‘단독으로 이 교수가 비대위원장이 되는 것이 당내에 수용되기 어려울 것이고 그래서 당내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한다’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어 “처음부터 공동위원장 문제가 됐을 때에도 당내 의견을 물어봐서 답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며 “그것을 사전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혹시 문재인 의원이 친노계의 수장이면서도 계파 의원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친노계라고 과거 동교동계, 상도동계 같은 식의 어떤 계파를 보는 눈으로 이해하면 어려울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과 사랑 이런 것으로 얽혀 있는 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로 직전 대통령 선거의 대선후보였기에 당내 문제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태, “문재인 의원이 무슨 상왕인가” 직격탄

한편, 문재인 의원에 대한 이 같은 처신 논란이 일자 당내 대표적 문재인 저격수로 통하는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16일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인터뷰에서 “박영선 비대위원장도 해명을 해야 되지만, 함께 논의를 했다고 알려져 있는 문재인 의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이상돈 교수 영입 개입에 대한) 트위터에서만 숨어있지 말고 나와서 당당하게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의원 말 바꾸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논란의 수준이 아니다. 그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NLL 관련해서도 그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하고, 또 본인이 그런 내용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어 “항상, 이번에 세월호 관련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 설득을 시켜서 어떻게 당을 좀 안정을 시켰어야 되는데 본인이 느닷없이 동조단식에 들어가면서 더욱 더 문제를 고이게 했다”며 “그런 분란을 좀 많이 야기 시킨 장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재인 의원이 ‘박영선 대표의 거취문제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 이후로 미루자’고 말한데 대해서도 조 의원은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보면 마치 박영선 원내대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듯한 그런 표현”이라며 “과연 우리 당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참 의문스럽다. 의사결정 구조도 무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대상으로 오만불손한 그런 세력들은 즉각적으로 당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조 의원은 또, “문재인 의원은 이제 더 이상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아니다”며 “그냥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열심히 잘 해주길 바라고 있다. 저는 조금 더 국민들에게 겸손한 자세로 다가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덧붙여 “문재인 의원이 무슨 상왕인가? 수렴청정 하는 듯한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이번에 비대위원장 건과 관련해서, 특히 박영선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앞서 말씀 드렸던 대로 문 의원의 책임도 매우 크기 때문에 본인은 자중자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을 위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문재인 의원) 본인이 이상돈 교수와 안경환 교수에게 트위터로 미안하다는 식의 어떤 표현을 했다”면서 “저는 개인에 대해 미안한 것을 넘어서서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나서서 당당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보고 있다”고 거듭 문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문재인 의원은 앞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 비대위원장 제안이 거부당했다기보다 충분히 의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과정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박영선 위원장이 탈당까지 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