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새 감독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앞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8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최전방 이동국(35·전북)을 돕는 왼쪽 날개에 섰다. 풀타임을 뛰었다.
지난 5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 이어 이날도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인 그는 신임 슈틸리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빠른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들을 쥐락펴락했다. 장기인 돌파와 슛 외에 날카로운 패스도 수차례 보여주며 이름값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을 이끌게 된 이후에 독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세계적으로 쉽게 나올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를 지도하게 돼 행복하다"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올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선수단 중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축구를 향해 강하게 저항했다.
저돌적이고, 과감한 돌파와 강력한 슈팅을 보여줬고,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월드컵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은 당초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계획이었으나 소속팀 레버쿠젠의 차출 거부로 무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차출 의무가 없었던 레버쿠젠에 손흥민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골 등 초반에 3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돌파로 우루과이의 왼쪽 측면을 허물었다. 우루과이 수비수 3~4명을 끌고 다녔다.
19분에는 미드필더 진영에서 20~30m를 돌파로 뚫어냈고, 36분에는 역습 기회에서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이청용(26·볼턴)에게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찔렀다.
손흥민은 또 전반 막판인 45분에 우루과이 수비의 핵 디에고 고딘(28·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우루과이의 건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에 나온 한국의 유일한 슈팅이었다.
전문 키커로도 나섰다. 후반 4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기성용(25·스완지시티)의 헤딩슛을 유도했다.
후반 40분에는 세밀한 2대1 패스로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한국이 후반 24분에 호세 히메네스(19·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결승골을 내줘 우루과이에 0-1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