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남자 농구대표팀의 막내 이종현(20·고려대)에게 농구월드컵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스페인에서 열린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던 남자 농구대표팀이 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16년 만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5전 전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세계 농구의 수준을 절감했다.
막내 이종현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나보다 키가 큰데 더 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는 뭘 해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종현은 고교 시절부터 연령대 대표팀을 거쳐 동갑내기 나이 대에서는 세계대회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청소년 때와 완전히 다른 수준이었다. "성인이 되며 (상대들 모두)힘이 붙어서인지 청소년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했다. 기술도 수준급이었다.
이종현은 5경기에서 6.8점 3.4리바운드 2.6블록슛을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그런대로 선전했지만 차세대 기대주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점도 많았다. 빅맨으로서 몸싸움과 적극적인 모습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종현은 "감독님께 스크린에 대한 부분을 많이 지적받았다. 깊게 들어가라고 하셨는데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며 "지적을 받으면 처음에는 깊게 하다가 체력이 떨어지거나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가벼운 스크린을 하곤 했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신체적인 열세를 떠나 몸싸움을 권장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아예 적응하지 못했다.
빅맨들은 적극적인 스크린 대신 형식적으로 몸만 갖다 대는 식이었고, 반대로 가드들은 상대의 깊고 탄탄한 스크린에 걸려 수비의 흐름을 놓쳤다.
이종현은 "너무 경직됐던 것 같다.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며 "중거리 슛을 연습해 빈도를 높여야 할 것 같다. 포스트 업도 더욱 안정감 있게 해 다양한 공격루트를 연습해야 할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시즌 중이라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지만 동계훈련 때에는 많이 하겠다"고도 했다.
대표팀은 9일 진천선수촌에서 재소집해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한다.
그는 "이번에 많이 배우고 왔다. 아시안게임도 쉽지 않겠지만 분명 농구월드컵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방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하다.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자신감을 잃지 않고, 기죽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