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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농구 대들보' 김주성, 마지막 AG서 金 도전

김기철 기자  2014.09.07 16: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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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남자 농구의 대들보 김주성(35·원주 동부)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타고난 재능에 자기관리 능력까지 뛰어난 김주성은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결 같은 경기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동아고-중앙대를 거쳐 2002년 TG삼보(현 동부)에 입단한 김주성은 이후 12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뛰고 있다.

고공행진의 연속이었다. 프로 데뷔 첫해인 2002~2003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이듬해인 2003~2004시즌 곧바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이후 정규리그·플레이오프 MVP와 프로농구 대상·수비상·트리플더블상·블록슛상 등을 휩쓸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쌓아올린 업적도 눈부시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대표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주성은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빠지지 않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네 차례의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잊지 못할 경험도 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한국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국을 102-100으로 꺾고 아시아를 제패했다. 역사의 현장에 김주성도 함께 있었다.

막내에서 최고참으로 거듭난 김주성은 이번 인천 대회를 끝으로 아시안게임과 작별한다. 조국의 품에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기는 것이 그의 마지막 목표다.

김주성은 "인천아시안게임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 같다"며 "이제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대표팀에서 부르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그냥 형들만 따라다녔는데 이제는 내가 대표팀 내 최고참 선수라고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그 어느 때 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한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스페인에서 펼쳐진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참가했다. 한국이 농구월드컵에 출전한 것은 16년 만이었다.

리투아니아, 호주, 슬로베니아, 앙골라, 멕시코와 함께 D조에 속했던 한국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5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한국 농구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도모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김주성은 월드컵 조별리그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6.8분을 뛰며 5.4점을 기록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한 그는 대표팀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아시안게임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

김주성은 "선배들을 따라 방콕 대회에 처음 참가했고 부산 대회 때는 직접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대표팀 생활을)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시안게임까지 몸을 끌어올려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는데 지금 대표팀의 모습이 그 때와 비슷하다.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가대표라는 사명감 하나로 한국 농구를 이끌어온 김주성이 개인 통산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본선(12강)에 직행한 한국은 요르단, 예선 A조 2위와 함께 D조에 속했다.

한국은 24일 예선 A조 2위와 1차전, 25일 요르단과 2차전을 각각 치른다. 조 2위 안에 들면 8강 리그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