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요즘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는 노래 부르고 춤추는 일 외에도 다양한 재능이 요구된다. 노래 와 춤은 기본이고 연기와 예능, 그리고 특기까지 갖춰야 '아이돌' 필요충분조건의 등식이 성립된다.
'레인보우' 리더 김재경(26)은 이 공식에 가장 맞는 아이돌 그룹 멤버다. 뛰어난 손재주 때문에 '킴자이너'로 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JTBC 드라마 '몬스터'로 배우를 데뷔한 이후 KBS 2TV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과 OCN 드라마 '신의 퀴즈 시즌4'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단만극이기는 하지만 지난 4일 MBC TV '2014 드라마 페스티벌 -터닝포인트'에서는 한물간 톱스타 '맹난영' 역으로 주인공 자리도 꿰찼다.
2009년 레인보우 멤버로 데뷔한 김재경에게 연기는 슬럼프를 '현명하게' 통과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연기를 막 시작할 즈음에 인생의 슬럼프가 왔거든요. 드라마 안에서 여러 배역으로 살아가면서 인생의 다양한 결을 공부하게 됐죠."
아이돌은 자신이 돋보이도록 애써야 하는데 연기는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부분이 새로웠다. "('감격시대'에 함께 출연한) 조달환 오빠가 그러셨어요. '연기는 네가 원하는 것만 하는 게 아니다. 상배당과 어떻게 공감을 하는지를 찾는 것이 포인트다.' 그 말이 맞더라고요. 이전에는 저만 생각하기 바빠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못 했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이는 레인보우 무대에도 도움이 된다. "연기를 하고 난 뒤 관객들을 제대로 보게 됐어요. 매번 상황이 다른데 지금 이런 걸 원하는구나, 이런 소통을 하길 원한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2009년 EP 앨범 '가십 걸'로 데뷔한 레인보우는 2010년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A'는 곡과 퍼포먼스가 잘 어우러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완성도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A' 이후에 발표한 곡들은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레인보우 리더로 팀에 큰 책임감을 안고 있는 김재경은 "연기는 더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고 눈을 빛냈다. "제가 열심히 연기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기를 끌게 되면 레인보우 팬층은 그만큼 넓어지는 거죠. 저희가 앨범 활동을 자주 하지 못해서 팬들에게 당연히 죄송하죠. 그런데 이런 활동이 더 나은 앨범을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팀이 가진 장점보다 인기가 많지 않다는 지적에 "무엇인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매번 그런 점을 멤버 7명이 의견을 나누고 보완하려고 노력해요. 많은 비 끝에는 '레인보우'가 뜨잖아요. 그렇게 믿고 있어요. 호호호."
김재경은 플루트를 불고 그림을 잘 그린다. 음악과 미술에 능통한 예술형 인간이다. 마냥 '연예인'이 최종 꿈 같지는 않다. "아이돌로 무대에 서는 것도, 연기하는 것도 인생의 과정 중에 하나죠.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 제가 완성되겠죠. 무엇보다 제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분께 '행복한 바이러스'를 전하고 싶어요. 특히 일상의 소소한 삶에 행복을 주는 '라이브 스타일'을 만들고 싶죠. 그래서 나중에 꼭 제 이름을 걸고 공방을 만들고 싶어요."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여자'로서 고민도 늘고 있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잇따라 결혼하고 있다는 그녀는 "저도 사랑을 해보고 싶고 아기도 낳고 싶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래들의 방청객이 참여하는 온스타일의 '겟잇뷰티' MC를 맡으면서 이런 생각들을 많이 떠올렸다.
그러나 나이가 든 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 않다. "제 나이 때 맞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해 그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선보이자"라는 마음이다.
예쁘장한 외모로 새침할 것 같지만, 그녀를 한번 보면 털털함과 소박함에 놀라고 반하게 된다. 부러움과 질투가 많을 김재경 또래들이 '겟잇뷰티' 방청 후기에 김재경 칭찬을 늘어놓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레인보우 활동 때는 남성분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섹시한 부분을 강조한 부분이 크죠. '겟잇뷰티'를 통해서 제 원래 성격을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어요. 굳이 예쁜 척을 하기 보다는 편하게 소통하고 있죠."
때문에 SNS 팔로워 25만명을 보유하는 등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으로 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달 중순께 방송되는 MBC TV 파일럿 프로그램 '소원을 말해요'는 그래서 김재경에게 더 어울린다. 전파력을 지닌 SNS를 통해 일반인의 소원을 들어주는 방송이다. "SNS는 소통의 다양한 창구 역을 해주거든요. 평소 방송 활동을 못 해도 팬들과 만날 수 있고. '소원을 말해요'는 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SNS를 통해 세상의 힘을 구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잘 됐으면 하죠."
전형적인 미인형의 김재경은 중국 활동을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릴 조짐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중국에 진출하면 대성할 연예인으로 김재경을 심심치 않게 꼽는다. "한국에서 우선 입지를 다진 뒤 외국에 진출하는 것이 진정한 한류라고 생각해요. 우선 한국 분들에게 저희의 실력과 인기를 증명받아야죠.
요즘 아이돌에게 흔히 붙는 수식 중 아티스트가 있다. 때론 거창하게도 느껴지는 그 관용구가 최소한 미래의 김재경에는 어색하지 않을 법하다. 미래를 근거 없이 포장하기 보다는 현재를 착실하게 쌓아올리는 킴자이너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