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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단 '다문화와 세계화'

김창진 기자  2014.09.07 09: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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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전체가 순수 한국인은 아니다. 세계적 추세에 걸맞게 다문화 선수, 귀화 선수는 물론 아예 다른 국가 출신의 지도자도 많다.

다른 피부색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태극전사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탁구에서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석하정(29·대한항공)에 이어 귀화 선수로는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전지희(22·포스코에너지). 중국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초등학교 탁구코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7살 때부터 탁구를 시작해 중국 청소년대표를 지낸 특급 선수다.

2007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세계 최강 중국에서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김형석(52) 현 여자대표팀 감독(포스코에너지 감독)의 권유로 한국에 들어왔고,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전지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복식, 혼합복식, 단체전에 출전한다. 모국인 중국 선수들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한다.

남자 농구대표팀에는 문태종(39·LG)이 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문태종은 원래 '제로드 스티븐슨'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미국 농구선수이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지난 2011년 특별귀화해 한국 국적을 얻은 문태종은 현재 프로농구 창원 LG에서 활약 중인 슈터다.

귀화 선수는 1명만 뛸 수 있다는 규정 아래 문태종이 친동생 문태영(36·모비스), 이승준(36·동부) 등을 제치고 자리를 꿰찼다.

지난달부터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농구월드컵에 출전해 간판 슈터로 활약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에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인 코치 군단도 눈에 띈다.

우선 육상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51·우크라이나)의 스승으로 유명한 시크비라 아르카디(54) 코치가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그는 4년 전,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영입으로 한국에 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을 경험했다. 이번이 개인적으로 두 번째 아시안게임인 셈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진민섭(22·인천시청)이 스승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카누 스프린트 종목을 맡은 엔리케 페르난데스 소토(38·스페인), 승마 마장마술의 마틴 샤우트(56·벨기에), 종합마술의 마티아누 바우만(51·독일)도 금메달을 위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독일 출신의 폴 리섹(67) 코치는 한국 남자하키의 부활을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리섹 코치는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독일의 금메달을 이끈 세계 하키계의 명장이다.

공수도 강국 이란에서 온 아마드 사피(47) 코치, 크리켓 남자대표팀의 줄리안 파운테인(44·영국) 코치, 여자대표팀의 나시르 칸(45·파키스탄) 감독과 디펜드라 차우드하리(34·네팔) 코치 모두 태극마크를 단 한국선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