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을 5전 전패로 마친 유재학(51) 감독이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4 FIBA 농구월드컵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71-87로 완패했다.
1998년 그리스에서 개최된 제13회 대회 이후 16년만에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남자 농구는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월드컵을 마쳤다.
당초 한국은 1~2승을 목표로 잡았으나 5전 전패를 당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16강 진출에도 물론 실패했다.
한국은 1998년 그리스 대회에서도 승리없이 5패만을 당하고 돌아온 바 있다.
단지 높이에서만 밀린 것이 아니었다. 한국은 장점으로 삼을 수 있는 외곽슛이나 스피드에서도 그다지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전 경기에서 상대팀에 모든 요소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유 감독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이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했다. 충격적일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가 장기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외곽슛과 스피드, 압박수비인데 상대에게 완벽하게 졌다"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실망하고 포기할 것은 아니다"고 말한 유 감독은 "우리가 몰라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참패를 당했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농구가 어떤 추세로 가고 있는지 느꼈다면서 개인기량 발전과 몸싸움에 대한 요령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기량 발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릴 때부터 공을 가지고 있도록 해 기량을 숙련시켜야 한다"며 "몸싸움에 대한 요령이 없다는 점도 배웠다. 우리는 파울이 불리고, 상대방은 안 불린다. 해보지 않아 그런 것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얻은 소득으로 유 감독이 꼽은 것은 젊은 두 빅맨 김종규와 이종현이 보여준 희망이다.
유 감독은 "젊은 선수들 둘이 희망을 보인 것이 소득"이라며 "아직 기대만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면 되겠다는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비 훈련을 이어간다.
유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이후 수비가 약해졌다. 사실 상대방의 기량이 너무 좋아 시작부터 압박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다"며 "그래도 아시안게임에서는 해야 한다. 그 부분에서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