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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아시안게임'…유종의 미 노리는 태극전사들

박철호 기자  2014.09.05 08: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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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대한민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이끌어 온 베테랑 태극전사들이 안방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아시아 무대와 작별한다.

한국은 1998방콕아시안게임부터 지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4회 연속으로 아시아 2위 자리를 지켜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중국의 뒤를 추격하고 라이벌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대표로서의 역할을 다해온 '한국의 스포츠 영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검객' 남현희(33·성남시청)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의 우승 신화를 써낼 작정이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남현희는 이후 2006도하아시안게임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플뢰레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휩쓸었다.

지난 5월 출산 후 다시 검을 잡은 그는 인천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현희는 "네 번째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열심히 해서 국민들에게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멈춘 1초' 사건으로 인해 결승행 진출이 좌절됐던 펜싱 여제 신아람(28·계룡시청)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개인 첫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노린다.

신아람은 앞선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개인전 입상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동메달이 전부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던 그에게 안방에서 펼쳐지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무관의 설움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신아람은 "한국에서는 종합대회가 자주 열리지 않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 선수로 나설 수 있게 돼 무척 기분이 좋다"며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인 만큼 꼭 금메달을 따서 최상의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 대회를 마지막 아시안게임으로 점찍은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상무)은 비장함이 담긴 출사표를 던졌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유독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인연이 없다.

2003년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이용대는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남자단체전 은메달과 남자복식 동메달에 그쳤다.

2008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또다시 단체전 은메달과 남자복식 동메달에 머물렀다.

유연성도 마찬가지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인천아시안게임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대회다"며 "이번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입을 모았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잇단 부상 불운에 시달렸던 '오뚝이 역사' 사재혁(29·제주자치도청)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꿈꾸고 있다.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사재혁은 피나는 노력 끝에 다시 국가대표로 복귀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사재혁은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그만 뒀더라면 지금의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은 첫 출전인데 개인적인 명예를 회복하고 실추된 역도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다. 용상에서 세계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밖에도 여자농구대표팀의 맏언니 4인방인 이미선(35·삼성생명), 변연하(KB국민은행), 임영희(우리은행), 신정자(이상 34·KDB생명), 남자농구대표팀의 대들보 김주성(35·동부), 마지막 우생순 신화에 도전하는 여자핸드볼대표팀의 우선희(36·삼척시청), 남자 육상 110m 허들의 박태경(34·광주광역시청), 남자 창던지기의 박재명(33·대구광역시청), 남자 유도의 방귀만(31·남양주시청) 등이 아시안게임 '유종의 미'를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